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알려진 김영철의 방남으로 남남갈등은 커지는 모습입니다.
북한이 김영철을 보낸 이유와 남북대화 내용 전망,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쯤 되면 북한이 일부러 김영철을 택해 남남갈등이 일어나게 노린 것 아니냐 이런 추측도 가능해 보입니다?
【 기자 】
김영철의 직책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자 통일전선부장이죠.
중앙위원회가 노동당을 총괄하는 조직인데 여기 위원장이 김정은이고 그 아래 9명의 부위원장 중 한 명입니다.
같은 부위원장에는 북한 권력 2인자로 평가받는 최룡해와 외교위원장인 리수용이 있습니다.
그럼 비슷한 급이라면 인천아시안게임 때처럼 최룡해를 보냈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생각도 드는데요, 김영철이 통일전선부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김영철이 선택된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전선부의 카운터파트가 국정원이냐 통일부냐는 건 논란이 있지만 어쨌든 청와대 관계자가 지난 22일 "통일전선부장의 카운터파트는 서훈 국정원장"이라고 밝혔거든요.
결국 북한이 김영철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기보다는 폐막식 참석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국정원이나 청와대 안보실과 논의를 하기에는 김영철이 딱 맞는 인물이다라는 합의가 남북한 사이에 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어쨌든 천안함 유족이 반발하고 있고 남남갈등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우리 정부는 이걸 예상을 못했을까요?
【 기자 】
통일부가 지난 23일에 이런 6쪽짜리 설명자료를 냈습니다.
저도 이렇게 친절한 통일부 자료는 거의 처음 본 것 같은데요, 북측이 김영철을 보내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냈습니다.
그만큼 천안함 주범으로 지목됐었던 김영철 때문에 갈등이 일어날 것을 예상했고 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한 모습이 엿보입니다.
자료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상대가 누구이며 과거 행적이 어땠는가에 집중하기 보다,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한 상대인지 여부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러니까 원활한 대화를 위해 어느 정도 논란은 감당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 질문 3 】
이런 상황을 감당하면서까지 남북 대화를 발전시켜서 결국 우리 정부가 원하는 건 뭘까요?
【 기자 】
폐막식이 방남 목적이라는 북 대표단은 그런데 내일 바로 돌아가지 않고 화요일까지 우리나라에 머물 예정입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만났고요, 언제 어딘지 구체적으로 알긴 어렵지만 서훈 국정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기과제로는 이산가족상봉과 회담 정례화, 군사회담 개최 문제가 논의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미 김정은이 대통령 방북요청을 한 바 있죠? 남북정상회담까지도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보신 리포트처럼 대남 대미통 들이 내려오기 때문에 남북 간 현안논의는 어쩌면 김여정 제1부부장 장남 때보다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질문 4 】
이제 동계올림픽은 끝났고 예정됐던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면 다시 한반도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 상황이죠?
【 기자 】
일단 다음 달 9일부터 동계 패럴림픽이 시작되고 여기에도 북한 선수단은 참가합니다.
패럴림픽은 18일 날 끝나는데요, 이후 한미연합훈련은 4월에 예정돼 있고 더 미루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북한은 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죠, 오늘 노동신문을 통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그런 주장을 더욱 선명히 하고 있습니다.
대화 분위기 속에 북한이 또 도발하겠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 북한이 많이 쓰는 게 바로 강온, 양면 전략이기 때문에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내일과 모레까지 김영철이 누구를 만나고 어떤 김정은 메시지를 전달할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황재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