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 소환…이 전 부회장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
이명박 前대통령 재임 중 다스 美소송비용 대납 의혹…MB 관여 수사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이 전 부회장은 '다스'를 통해 이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 전 부회장을 소환해 삼성전자가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하는 데 그가 어떤 경위로 개입했는지 등을 캐물었습니다.
이 전 부회장은 오전 9시 47분께 검찰청사에 나왔습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은 채 "검찰에서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만 짧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다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BBK 투자자문 전 대표 김경준씨를 상대로 BBK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미국에서 수차례 진행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후 다스는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9년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으로 둔 미국 대형 로펌 '에이킨검프'(Akin Gump)를 새로 선임했고, 2년만인 2011년 김씨로부터 140억원을 돌려받았습니다.
검찰은 140억원 반납에 외교 당국 등이 동원된 것은 아닌지를 수사하던 과정에서 수십억원으로 추정되는 에이킨검프 선임 비용을 다스가 아닌 삼성전자가 부담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또 이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이 전 부회장이 깊숙이 관여한 단서를 포착하고 지난 8일부터 수일간 삼성전자 서초·우면·수원 사옥과 이 전 부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은 삼성전자가 업무상 별다른 관계가 없는 다스에 거액을 지원한 것이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밝힐 중요 단서라고 봅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이거나 실제 경영에 깊숙이 관여한 것이 아니라면 삼성이 소송비를 지불할 이유가 사실상 없다는 이유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이번 수사가) 뇌물 수사라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다, 공무원이 개입이 안 돼 있으면 뇌물이 아니다"라며 삼성의 대납 행위의 배경에 이 전 대통령 측이 관여한 정황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검찰은 다스가 에이킨검프를 선임한 시기에서 멀지 않은 2009년 12월 이 전 대통
당시 이 회장은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은 지 넉 달이 지난 상황이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회장을 단독 사면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도전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