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훈풍이 분다지만, 한반도 정세는 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북한은 열병식 준비, 미국에서는 주춤했던 대북 선제공격론, 이른바 코피전략이 회자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뉴스 추적, 외교부 출입하는 오지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먼저 8년 만에 미 국방부가 핵 태세 검토 보고서를 냈는데, 무슨 내용입니까.
【 기자 】
네, 미국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1년 동안 핵무기정책 방향을 검토한 뒤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이를 토대로 5~10년간 핵무기 예산을 세우고 배치하는데요.
오늘 트럼프 정부의 보고서는 8년 전 오바마 정부 때 작성된 보고서 내용과 비교할 때 큰 틀이 바뀐 건 없습니다.
다만, 74쪽짜리 보고서를 살펴보면 곳곳에서 수위 높은 표현을 볼 수 있는데요.
북핵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언급하며,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공격은 곧 정권의 종말이다, 핵무기를 사용하고 생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고 명시한 점이 눈에 띕니다.
【 질문2 】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가 또 한 번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거네요. 그런데 오기자, 요즘 '코피 전략' 이야기 많이 하는데요. 정작 미국은 "우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했다고요? 어떻게 된 겁니까.
【 기자 】
'코피 전략'은 코피를 터트릴 정도의 제한적 공격을 뜻합니다.
북한 영변이나 풍계리, 평양 등 핵, 미사일 관련 군사 시설은 물론 마식령 스키장 등 북한을 상징하는 비군사 시설도 폭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사실 2달 전만 해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선제공격이 운운 되며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그 당시에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화되며 주목받은 계기는 최근 있었던 빅터 차 주한미국대사 내정자의 낙마입니다.
【 질문2-1】
내정자 빅터차 미 조지타운대 교수가 코피전략을 우려한다며 기고까지 했죠.
【 기자 】
그렇습니다.
빅터차 교수의 코피전략에 대한 우려는 바꿔 생각하면, 미국이 코피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논란이 되자, 미 고위 관계자는 "언론이 만든 허구다" "우리가 쓴 게 아니다"며 못을 박았고, 미 국무부는 코피전략을 아예 입에 올리는 것조차 꺼렸습니다.
공식화하면 정말 실행해야 하는 부담이 반영된 것 같은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노어트 / 미 국무부 대변인 (어제)
- "그것(외교적 접근법)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코피 무슨…그런 기사들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의 대북정책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똑같습니다."
특히 이 발언의 맥락은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이 나와 눈길을 끌었는데요.
한미 관계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현 단계에서 미국의 군사 옵션 실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논란을 진화하는 모습입니다.
【 질문3 】
북한 상황도 심상치 않죠. 평창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8일 대규모 열병식을 여는데요. 우려가 잇따르자, 북한이 트집 잡지 말라며 발끈했죠?
【 기자 】
네, 북한 노동신문이 오늘 논평을 냈습니다.
논평에서는 "어느 나라나 자기 군대의 창건일을 기념하고 있다"며 상관할 바 아니라고 주장했는데요.
특히 열병식 행사를 국군의 날 행사에 비유하며, 하지 말라 하면 그만두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위협적인 열병식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열병식을 도발로 규정한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사실상 열병식을 연다고 공식 인정한 셈인데요.
이번 열병식은5만명 이상의 병력과 주민들이 카드 섹션도 하고, ICBM급 미사일 같은 신무기가 동원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미국과 우리 정부는 "북한 열병식은 그 전에도 봐왔다"면서도 우려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체제 선전의 장으로 활용하겠지만, 절대로 도발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 앵커멘트 】
이제 엿새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 잔칫날 하루 전 북한의 열병식 내용과 수위에 따라 대화 정국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평창올림픽을 마중물로 해서 남북 대화의 기운을 북미로 옮기겠다는 정부의 전략이 성과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오지예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