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10일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송영무 장관과 대북 전문가로 통하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 주관 아래 군사당국회담의 격과 의제 등을 설정하기 위한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측 방문단의 규모가 먼저 정해진대로 군사실무회담을 북측에 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내주 중으로도 예측되지만 북측 방문단의 규모가 정해져야 하므로 시기는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사실무회담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격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며 "그러나 당장 격을 높여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군사실무회담이 열리면 의제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방문단의 육로 통행 및 신변안전보장 문제를 우선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합의된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은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고, 남측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스포츠 행사를 위해 대규모 북측 방문단이 내려오는 만큼 육로 통행 수단이나 통행방법, 통행절차, 방문단이 쓸 통신수단 등 실무적으로 협의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방문단이 군사분계선을 통해 우리 측으로 내려올 것으로 보여 이와 관련한 통행절차와 안전보장 조치들이 우선 협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고 북한 방문단의 안전 통행 보장 등을 이유로 최소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는 확성기 방송을 상호 중지하는 방안도 의제로 올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상호 완전히 중단하는 문제는 군사실무회담의 범위를 넘어서는 의제"라면서 "이런 문제는 남북 장성급회담 등에서 다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 측은 군사실무회담이 열리면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을 평창올림픽 이후로 조정해 실시하기로 한 한미 간의 합의사항을 북측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격을 높인 군사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한의 비핵화와 한미 연합훈련 문제 등에 있어 양측의 입장차가 극과 극이어서 성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전날 종결회의에서 남측 언론에 비핵화 관련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강한 불만을
정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실무회담 이상으로 격을 높인 군사회담으로 이어질지 예단할 수 없다"면서 "북측 방문단의 안전 통행을 위한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이 격이 높은 군사당국간 만남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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