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맞붙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전에서 한국의 승리가 유력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영국 원전 사업을 선진국 원전 시장의 진출 발판으로 삼기 위해 그동안 치열한 인수 경쟁을 벌였습니다.
한전은 영국 무어사이드 신규 원전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 개발사인 누젠은 약 3GW 규모의 신규 원전을 지을 예정입니다. 한전이 뉴젠 지분을 인수해 무어사이드 원전을 인수하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처음으로 해외 원전 사업을 수주하는 셈입니다.
지난 달 27일(현지시간) 산업통상자원부는 백운규 장관이 영국 런던에서 그레그 클라크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장관을 만나 '원전 협력을 위한 양국 장관 간 각서(Memorandum)'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각서는 양국 정부가 한국전력·한수원의 영국 신규 원전 사업 참여을 지원하고 원전 사업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당시 백 장관은 클라크 장관에게 우리나라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시공 역량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정부의 원전 수출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전달했다고 산업부는 전했습니다.
특히 백 장관은 한국 원전의 핵심 경쟁력으로 ▲ 40여 년간 국내 및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서 축적한 풍부한 원전 건설·운영 경험과 전단계에 걸친 견고한 공급망 ▲ 정해진 기한 내 사업 관리 능력 ▲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취득으로 입증된 높은 안전성 및 기술력 등을 설명했습니다.
이에 클라크 장관은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력과 역량을 잘 알고 있고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업이 영국 신규 원전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백 장관은 GDA(노형설계평가), CfD(발전차액보조) 등 사업 수익성과 리스크 검토를 위해 양국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양측이 인식을 같이하고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를 교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클라크 장관은 이에 동의하면서 "한전·한수원 등 우수한 한국 기업이 영국의 원전 건설 역량을 높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장관은 영국이 장점을 가진 원전 해체 분야 협력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백 장관은 원전 해체 초기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과 인력교류·정보교환 등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클라크 장관도 이 같은 협력을 적극 환영하며 양국 정부 간의 협의 내용을 메이 총리에게 보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산업부는 이번 양국 장관 간 협의를 통해 원전 건설부터 해체까지 전주기 원전 협력 추진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산업부는 "양국은 원전 분야 협력을 위해 한전과 한수원의 영국 원전 사업 참여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로써 우리 기업의 영국 내 원전 사업 참여를 위한 양국 정부 차원의 확실한 협의 채널을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신규원전 건설이 전면 중지된 상황에서 원전 수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우려의 목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업계에서는 우리 원전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당장의 수출은 가능할지 몰라도 원전 건설 중단에 따른 기술력 약화는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뜻대로 국내는 탈원전으로 가고 원전 기술을 해외로 수출하는 투트랙 구조로 가려면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정부가 국민 안전을 이유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해외에서는 정 반대로 우리 원전의 안전성을 앞세워 원전 수주에 성공한다면 탈원전의 명분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달에 제 8차 전력수급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 탈원전 정책을 내놓은 '에너지 전환 로드맵'
올해 산업부가 마련한 내년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총액은 1조409억원입니다.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동시에 원전기술개발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