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대 비행 거리 및 대기권 재진입 시험의 막바지 단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한다.
북한이 이날 오전 3시 17분께 평남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한 이 미사일은 50여 분간 고도 약 4500km까지 올라갔다가 약 960km를 비행했다. 2단 로켓에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보이는 이 미사일은 고도만으로 놓고 보면 가장 높이 날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ICBM급 사거리를 갖춘 '화성-14형'의 최대 비행 거리와 재진입 시험을 위해 추력을 최대로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화성-14형이 맞다면 올해들어 세 번째 발사다.
이번 미사일은 지난 7월 4일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의 고도 2802㎞보다 1.6배가량 높았다. 당시 이 미사일은 39분간 933㎞를 비행했다. 화성-14형은 7월 28일 발사 때는 45분간 고도 3700㎞, 비행 거리는 1000여㎞로 분석됐다.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를 놓고 최대 비행 거리를 추산하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의 주장은 상이하지만 대체로 최고 고도의 2∼3배를 최대 비행 거리로 판단한다. 이를 적용하면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때 최소 9000㎞에서 최대 1만3000여km에 달한다.
미국 전문가들도 이번에 쏜 미사일의 사거리가 1만3000㎞ 이상으로 추정했으며, 일본 방위성도 역대 최장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 동해안에서 미국의 알래스카까지는 5000여㎞, 서부연안까지는 8200여㎞에 이른다. 이번 발사한 미사일은 이론적으로는 서부연안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미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최대 비행 거리를 입증했다는 데는 공통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미사일이
ICBM은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할 때 탄두에 6000∼7000도가 넘는 고열이 발생하는데 이때 탄두가 손상을 입지 않고 안정적으로 탄착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재진입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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