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붙었던 한·중 관계가 해빙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1일 오전 찾아간 경기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이곳에서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들 사이에서는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변화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도착한 정원 642명의 카페리호에서는 곡식이 담긴 포대자루를 카트에 실은 보따리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부 한국인 상인을 제외하면 중국인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들 중 관광객은 단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10년째 중국 연태항과 평택항을 오가며 보따리상을 하고 있는 임활현 씨(84)는 "아직까지 중국 세관의 까다로운 통관 심사 등에는 체감할 만한 변화가 없다"면서도 "한국인 상인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시진핑 주석과 만나면 사드 보복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찾아간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도 유사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날 오후 12시에 스다오(石島)에서 인천항으로 입항한 화동훼리 소속 '화동명주VI'호에 탑승한 한국인 보따리상 김 모씨는 "중국에 입국할 때 한국인들이 받는 차별은 여전하다"면서도 "다만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중국 세관에서 한국인들 속주머니까지 일일이 털어서 검사하곤 했지만 최근에는 그렇게까지 까다롭게 굴지는 않는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상인들과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사드 보복 조치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금한령(禁韓令) 조치는 현재로선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상태다. 한 중국 비자발급 대행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30일에서 7일로 줄어든 선상비자 체류기간이 다시 연장되거나 까다로워진 복수비자 발급 요건이 완화될 가능성은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관광 한한령(限韓令)의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인바운드(외국인 여행을 담당하는 국내 여행사) 여행사들은 중국 정부의 해금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한 중국전담여행사 대표는 "며칠 전 중국 현지 협력사 대표가 한국을 찾아와 한국 관광 재개시 제반사항에 관해 논의 했다"며 "호텔과 식당을 확보하고 관광지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관광청)은 최근 들어 한국 관광 재개 여부를 묻는 중국 현지 여행사들에게 과거와는 달리 '조금
[연규욱 기자 / 평택·인천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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