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대한민국과 평창은 어렵지만 가치 있는 도전에 나서려고 한다"며 "그것은 북한이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을 성사시키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새클러 윙에서 열린 '평화올림픽을 위한 평창의 밤' 행사에 참석해 "지금 긴장이 고조되어 있지만 그래서 더더욱 평화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시점에 남북이 함께한다면 세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구상에 대해 문 대통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여러 차례 남북이 함께한 경험도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와 태권도 대회 등에 북한이 참여한 전례가 있다. 또 그동안 남북단일팀 구성, 남북선수단 동시 입장, 북한 응원단 참가 등 다양한 형태로 남북 스포츠 교류가 있었던 것을 예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IOC와 함께 인내심을 갖고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며 "쉽지 않은 길이지만 대한민국이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많은 관심을 성원을 부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조직위원회, 강원도가 공동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아니타 디프란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 사라 휴즈 등 스포츠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문화예술계, 언론계 주요 인사까지 포함해 2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유라시아 대륙이 시작되는 눈 덮힌 평창에서 여러분의 2018년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떻겠습니까"라며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초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동계올림픽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뜻깊은 대회"라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각별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림픽 안전도 걱정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면서 "한국은 테러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 중의 하나로서 지금까지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국제적인 테러사건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한 올림픽을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첨단 로봇이 성화 봉송을 하고, 인공지능으로 운행하는 버스, 승용차, SUV 같은 다양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보실 수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가 경험하지 못한 최첨단 ICT 올림픽을 보게 될 것"이라며 "세계 최초로 구축된 5G 이동통신 시범망을 체험하고,세계 최초로 제공되는 지상파 초고화질과 대화면 방송 서비스를 맛보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편안한 대회가 준비되고 있다"며 "주경기장을 중심으로 모든 경기장이 30분 거리 안에 배치되어 있고, 여러분의 입국통로가 될 인천국제공항과 평창, 수도 서울과 평창 모두 1시간 대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이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나라의 청소년을 평창에 초청하는 '드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대만의 19살 청소년 짜오츠 군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피겨스케이팅 세계 13위의 유망주로 성장한 사례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내전의 고통 속에 있는 시리아를 비롯해 세계 75개국 1500여 명의 청소년들이 평창의 눈밭에서 우정을 나눴고, 장애 청소년 100여 명도 처음으로 눈을 보고 얼음을 만지며 겨울을 즐겼다"며 "이 소중한 프로그램이 평창의 유산으로 남아 동계올림픽의 전통으로 이어
이날 행사에서는 서울과 동시에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실물과 디자인이 공개됐다. 메달 전면은 올림픽 참가자들의 노력과 인내를 역동적인 사선으로 표현됐고 측면은 이와 연결되어 ‘평창동계올림픽 이공일팔' 자음이 드러나도록 입체적으로 반영됐다.
[뉴욕 =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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