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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단거리 발사체,백령도 점령훈련 등 저강도도발…한미을지훈련 반발? 북미협상에 남한 인질 의도?

기사입력 2017-08-27 16:15


북한이 26일 오전 6시 49분께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의 김책 남단 연안 동해 상으로 단거리 불상의 발사체 3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발사체 도발은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이후 약 한 달만이다.
한미 군당국은 지난 21일부터 실시중인 한미 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대한 반발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괌 포위사격' 위협으로 군사적 긴장을 한껏 고조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강도' 도발 카드를 택한 것을 놓고 “향후 북미 협상을 의식해 수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엇갈린 韓美, 방사포 vs 탄도미사일?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 직후 발사체를 놓고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우리 군은 개량형 방사포로 추정한 반면 미국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평가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북한의 도발 직후 "북한이 발사한 불상의 발사체는 현재로서는 개량된 300mm 방사포(대구경 다연장포: Multiple Rocket Launcher)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재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계속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자세한 분석을 진행중이다. 북한의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냐, 포탄이냐에 따라 한미 양국의 대응수위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결의에 따라 금지되지만 '포탄'은 여기에 제한받지 않는다. 방사포가 유사시 우리 측에 최대 피해를 안겨줄 수 있는 재래식 무기이지만, 최근 북한이 잇따라 도발해온 ICBM급 '화성-14형'에 비해 한미 군당국이 우려해온 전략적 도발이라 보기는 어렵다. 북한은 발사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즉각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발사체가 300㎜ 개량형 방사포 또는 새로운 기종의 단거리 발사체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행 고도만 보면 이번 발사체는 300㎜ 방사포와 유사한 50여㎞를 기록했지만, 비행거리가 기존 사거리(200㎞)보다 50여㎞를 더 날아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탄도미사일은 일반적으로 250여㎞를 날아갈 경우 비행 고도가 80여㎞ 가량으로 더 높은 궤적을 그린다.
다만 두 번째 발사체가 발사 직후 폭발한 점을 미루어 새로운 단거리 발사체를 시험 발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원식 전 합참 차장은 "북한이 쏜 것은 중단거리 지대함 미사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은 미군 증원전력을 차단하는 북한판 'A2AD(반접근지역) 거부' 전략 일환으로 중단거리 지대함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 북한 도발 실패->성공
미군 태평양사령부는 북한 도발 직후 "북한이 쏘아올린 3발의 발사체 중 첫 번째와 세 번째는 비행중 실패했고 두번째는 발사직후 폭발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본토와 괌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태평양사령부는 26일(현지시간) "2발은 정상 비행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약 250㎞를 날아가 동해 상에 낙하했다"고 수정 발표했다. '3발 모두 실패'에서 '3발 중 2발 성공'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재수정된 성명에서도 북한 발사체에 대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three short-range ballistic missile launches)라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백악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분석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한미 군당국은 북한이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괌 포위사격' 대신 '단거리 발사체' 카드로 도발 수위를 낮춰 UFG 연습에 대한 항의표시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도 을지연습 기간 통상적인 대응훈련을 해 왔는데 그런 차원의 문제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UFG 시작 이틀 만인 8월 24일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기습적으로 시험 발사했으며, 2015년에는 UFG 연습 중인 8월 20일 우리 측 대북 확성기를 겨냥해 포격을 가했다.
또한 북한이 대내외적으로는 선군절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체제결속을 꾀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선군절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진입했던 탱크사단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문한 1960년 8월 25일을 기념하는 날로 선군정치를 기리는 국가적 기념일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선군절을 맞아 군 최고수뇌부를 대동한 채 백령도와 대연평도 등 우리의 서해 5도 일부를 목표로 한 특수부대의 가상 점령 훈련을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인민군대에서는 그 어느 나라 군대도 가질 수 없는 우리 혁명무력의 고유한 사상정신적 특질을 굳건히 고수하여야 하며 오직 총대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제 푼수도 모르는 가소로운 대화의

조건 타령'이라는 개인 필명의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은 그 무슨 운전석이니 뭐니 하며 처지에 어울리지도 않는 헛소리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자기 몸값에 맞는 의자에 앉아 입 다물고 있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처사"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비난을 이어갔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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