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화성-14형' 미사일을 한 달 사이에 두 번 쐈습니다.
1차 때와 2차 때 어떤 기술적으로 다른 점이 있는지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 기자 】
안녕하세요.
【 질문 1 】
지난 4일 발사했던 '화성-14형'과 같은 미사일인데 고도는 훨씬 많이 올라간 것이죠?
【 기자 】
이번에 미사일이 올라간 최고고도가 3천7백 킬로미터입니다.
지난 4일 1차 발사 때의 2천8백 킬로미터보다 9백 킬로미터는 더 올라간 거죠.
24일 만에 같은 미사일을 쐈는데 고도가 30% 정도 더 올라갔으니 당연히 어떤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지금 보시는 사진처럼 외관이나 발사 방법에는 차이가 없어 보이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현재 그렇습니다.
【 질문 2 】
그럼 겉이 아닌 내부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건가요?
【 기자 】
그렇습니다. 미사일의 가장 앞부분을 탄두라고 하죠.
보통은 이곳에 폭약을 채우고요, 여기에 핵폭탄을 넣으면 핵미사일이 되는 겁니다.
이 탄두의 무게를 지난 4일 발사 때보다 가볍게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사일 무게가 가벼워졌으니 당연히 고도가 많이 올라갔을 것인데 북한의 발표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발표 때 문장에선 대형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을 쐈다고 말했는데 이번에는 최대사거리를 모의했다고 했습니다.
시험의 방점이 지난번엔 얼마나 무거운 탄두를 실을 수 있는지에, 이번엔 얼마나 날아가느냐에 찍혔던 것입니다.
【 질문 3 】
ICBM 기술의 핵심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라고 하는데 일단 이 기술이 뭔지부터 말씀해주시죠?
【 기자 】
미사일을 쏘기만 했다고 해서 그 미사일을 보유했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탄두 부분을 자신이 타격하고 싶은 곳에 정확히 떨어뜨려야 미사일이 제 기능을 했다 할 수 있는데요.
일단 대기권 밖으로 나갔던 미사일에서 추진체가 떨어지고 탄두를 포함한 재진입체가 대기권으로 온전하게 들어올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인 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보유해야 합니다.
대기권으로 들어올 때는 탄두 온도가 8천 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버티는 특수한 물질을 사용해야 하므로 성공하기 어려운 기술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도 이 재진입 기술을 보유했음을 증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사진이나 영상으로 증명한 적은 없습니다.
【 질문 4 】
그런데 북한의 말 뿐만 아니라 일본 NHK 방송에서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보도가 나왔죠?
【 기자 】
NHK 방송국이 오늘 북한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뒤 내뿜는 섬광을 찍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늘 새벽 0시 28분 일본 홋카이도 서쪽 해상에 설치한 카메라로 찍었다면서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마치 유성처럼 떨어졌다고 NHK는 보도했는데요, 이건 대기권 재진입 성공의 증거가 될 수 있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 질문 5 】
다만, 이 기술을 북한이 보유하지 못했다는 전문가들도 많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쇠가 녹는 온도가 1,500도 내외라고 하죠.
그만큼 이 8천 도라는 온도를 버티는 물질을 보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북한이 이런 특수물질을 개발할 수도 없고 수입할 수도 없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기술 보유가 어렵다 보니 ICBM을 보유한 국가도 미국과 러시아 등 5개국뿐일 정도로 적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재진입한 미사일 일부분을 찍은 영상도 있는 것으로 보여 북한의 보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게 점쳐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 질문 6 】
마지막으로 북한의 다음 카드는 무엇일 것으로 예상됩니까?
【 기자 】
이번 발사 영상을 보시면 발사 때 나오는 불꽃이 엄청나죠.
또, 화성-14형은 액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수 시간이 걸리는 준비과정에서 한미에 탐지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지금 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발사관 안에서 발사되는 북극성-2형은 발사 순간 불꽃이 작죠.
고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발사 준비도 수십 분이면 끝납니다.
궁극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미사일은 이 두 미사일의 장점을 합친 고체연료를 쓰는 ICBM입니다.
때문에 북한의 다음 카드는 고체연료 미사일인 북극성-2형의 개량형 발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 앵커 】
지금까지 황재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