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각각 긴급 전화협의를 가졌다. (사진=외교부 제공) |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순차적으로 진행된 미일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한미일 외교장관은 북한의 이번 도발이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강력히 규탄했다. 또 이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포함한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강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도발에 대응해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대북 전략적 억제력을 강화하는 등 한층 더 단호한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 했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북한 도발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아직 배치가 완료되지 않은 잔여 사드 발사대 4기의 임시 배치와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조기 전개 계획을 발표했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이번 전화협의 후속 조치로 내주 필리핀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담 계기 한미·한일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일 3개국 외교장관이 함께 만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ARF외교장관 회담엔 북한 리용호 외무상도 참석할 예정이라, 남북 외교장관이 회담장에서 조우해 어떠한 접촉 혹은 대화를 나눌지도 주목된다. 외교부 소식통은 "리용호 외무상과 정식 회담 계획은 없다. 다만 회담장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마주칠 가능성은 있지 않겠나"고 했다.
강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이어가기 위한 정부의 의지도 설명했다. 강 장관은 "우리 정부가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치로 이산가족 상봉과 긴장완화를 위한 회담을 제의한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한 것은 인도적 교류와 긴장완화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실망스럽고 무모한 행위"라면서도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우리 정부의 제안에 호응해 나올 것을 인내심과 끈기를 갖고 촉구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또한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북핵 관련 실국과 전 재외공관에 비상근무 체제 가동을 지시했다. 강 장관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를 중심으로 해당본부 실국과 전 재외공관에 비상근무 체제 가동을 지시한다"며 "외교부 간부들은 경각심을 가지고 해외에 계신 우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재외국민안전에 만전을 다하며 경제 대외 신임도와 투자 심리에 이번 북한 도발이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 긴급 협의는 28일 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된 ICBM급 미사일인 '화성-14형'에 대응 조치로 이뤄졌다. 지난 4일 북한의 첫 '화성-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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