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쏜 지 불과 24일 만에 이보다 성능이 향상된 ICBM급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29일 "미사일이 최대고도 3724.9㎞, 거리 998㎞를 날아갔고 47분12초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직후 "이번 발사로 ICBM 기습발사 능력을 과시했다"면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사정권 안에 있음을 입증했다"고 치하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맞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발사와 함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배치까지 지시하는 등 강력대응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1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소집하고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한 대응조치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발사 등 보다 강력한 무력시위를 전개하라"고 지시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드 발사대 추가배치를 비롯한 한·미 간 전략적 억제력 강화방안도 즉시 협의할 것을 주문했으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소집도 긴급 요청했다.
정부는 전날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 부지 전체를 대상으로 1년에 걸쳐 환경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해 연내 배치가 어려웠으나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배치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베를린 구상'을 통해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미사일 도발로 협상테이블을 걷어찬만큼 당분간 문재인정부도 대화보다 제재에 대북정책의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미 군당국은 이날 새벽 동해안에서 2번째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미 미사일 부대는 오늘 오전 5시 45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여 동해안에서 2번째 한미 연합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후 약 6시간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합참은 또 "한국군의 현무-2와 미 8군의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표적에 정확히 명중시킴으로써 유사시 적 지도부를 정밀 타격하는 한미 연합전력의 대응능력을 재차 확인하였다"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군의 사거리 300㎞ 탄도미사일 현무-2A와 주한미군의 전술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를 2발씩 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태킴스는 탄두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 있어 1발로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앞서 한미 군당
사격을 직접 지휘한 우리 군 미사일사령부 참모장은 "북한이 핵·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한다면 준비한 대로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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