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민주당과 한국당이 찬반토론을 거치며 분위기가 과열됐고, 한국당은 추경안 표결이 시작되자 아예 불참해버렸습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나간 한국당을 비난했는데, 결국엔 한국당 덕분에 추경안이 통과되는 꼴이 됐습니다.
왜 그럴까요? 길기범 기자가 알려 드립니다.
【 기자 】
토론 직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추경안 설명을 위해 단상에 오르자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여당 의원들은 야유를 보내며 강하게 비난합니다.
▶ 인터뷰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 "세비 반납해.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앞으로 다시 들어오지 마세요."
그런데 욕한 것도 잠시 남은 의원이 145명이 되자 갑자기 본회의장이 분주해집니다.
추경안 표결을 하려면 재적의원 299명 중 과반인 150명 이상이 참석해야 하는데 5명이 모자라 표결이 진행되지 못하는 겁니다.
민주당은 물론 추경에 합의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까지 나서 머리를 맞대보지만, 정족수는 좀처럼 채워지지 않습니다.
40분 넘게 지연되자 기다리던 정세균 의장도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 정세균 / 국회의장
- "국민 여러분을 생각하셔야지 국회를 어떻게 보겠습니까. 앞으로 10분 내에…."
결국, 나갈 때 욕하던 한국당이 복귀하고 나서야 정족수가 채워졌고, 추경안은 약 1시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한편, 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빠져나갔을 때, 장제원 의원 혼자 자리를 지킨 모습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장 의원은 자리만 지킨 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정족수를 채우고자 장 의원을 설득하는 진풍경도 벌어졌습니다.
결국, 장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복귀한 이후에야 표결에 참여했고, 김현아 한국당 의원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영상취재 : 이원철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