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던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개명…정보통신 부각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름을 바꾸면서 9년만에 부처명에 '정보통신'이 부각됐습니다.
여기에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설치됨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기술(ICT), 과학기술, 정부 연구개발(R&D)의 예산과 사업을 총괄하는 '거대 부처'로 거듭나게 됐다. 미래 먹거리의 핵심인 '4차산업혁명 정책'도 이 부처 소관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의 명칭변경은 박근혜 정부의 흔적을 없앤다는 의미와 부처 업무를 명확하게 표시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로써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이름은 4년 반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집니다.
새 부서명칭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과학기술처·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의 이름을 합쳤습니다.
'정보통신'이라는 표현은 옛 정보통신부가 폐지된지 9년 반만에, '과학기술'이라는 표현은 교육과학기술부가 폐지된지 4년 반만에 정부 중앙부처의 명칭에서 '부활'하게 됐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이름에 대한 과학기술계와 업계의 비판은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수위 단계부터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 계열의 사이비 과학에 쓰이는 '창조과학'이라는 표현이 정부 부처, 그것도 과학 담당 부처의 이름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과학계의 비판이 거셌으나, 당시 인수위는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미래창조과학부'라는 명명을 강행했습니다.
이런 이름을 쓰는 데 부담을 느꼈던 미래부는 대외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소지가 다분했던 'Ministry of Future Creation Science'(미래창조과학부)이라는 명칭 대신 'Ministry of Science, ICT and Future Planning'(과학·정보통신기술·미래기획부)라는 영문 명칭을 아예 새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가 담당하던 '창조경제' 업무에 대해 실체가 없다는 비판이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내 끊이지 않았던 점, 임기 말 '차은택 스캔들' 등으로 창조경제에 대한 인식이 무척 악화한 점도 명칭 변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조직개편으로 기존 창조경제 업무에 해당하는 스타트업 진흥 정책은 새로 생기는 '중소창업기업부'로 이관됩니다.
부처 명칭에 대해 과학기술계·정보통신기술계 인사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 박기범 박사는 "부처 명칭 변경보다는 앞으로 어떤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무슨 뜻인지 애매한 이름 대신 명확한 뜻을 가진 이름을 사용하게 된 점, 그리고 '과학기술'을 앞에 둠으로서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대형 통신업체 임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그 부처가 무슨 일을 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이름"이라며 "'미래창조과학부'는 부처 업무 중 창조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혼란을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부처 직원들도 명칭 변경에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업무 내용의 실체를 명확하게 밝히는 매우 실용적인 이름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며 "'미래'라는 단어가 빠진 점에 대해서는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라는 이름이 내년 지방선거 전후에 개헌 추진과 함께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규모 정부조직 개편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부처를 쪼개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처럼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따로 두는 방안을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약칭을 쓰게 될지도 부처 안팎에서는 관심거리입니다. 정부 부처 약칭은 원칙적으로 '○○부' 형태로 만들어지며, 행정안전부와 해당 부처 등이 협의해 결정합니다. 약칭으로는 '과기부', '과정부', '과통부'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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