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이 3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임기를 1년 남긴 지자체장이 연임 도전을 접은 것은 드문 사례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 구청장은 17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후진들에게 길을 터주고 제 인생행로에 대해 근본적 고민을 해보겠다"며 "제가 구상했던 사업들은 거의 실행에 옮겼으니 이제 새 사람이 새로운 구상과 철학으로 관악을 이끄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금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1년 남은 시점에 일찍 발표하는 것은 지역정가의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차기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출마를 꿈꾸는 분들에게 충분한 준비 기간을 주기 위해서다"고 답했다. 당헌·당규상 출마를 준비하기 위해선 최소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 구청장은 이어 "명예를 상징하는 능소화는 시들 때까지 피어있지 않고 절정의 시기에 스스로 꽃을 떨군다. 아쉽다고 생각할 때 떠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2014년에 다음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려 했지만 만류하는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걸려 이제서야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임기를 마친 뒤의 계획에 대해서는 "51만 구민들의 모든 문제가 구청으로 오니 힘들었다. 우선은 조금 쉬려한다"며 "정해 놓은 것은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또 "나는 관악을 떠날 수 없는 사람이다. 시의원과 구청장을 했는데 지역주민들하고 대화도 해봐야 하고 결정은 내년 말까지 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당분간은 글을 쓰면서 앞으로의 구상을 다듬는 다는 복안이다.
유 청장은 지방자치 민선 1기가 시작된 1995년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에 당선되면서 지방자치에 참여했다. 같은 해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의 요청으로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도 활동했다. 그가 대변인으로 활동한 기간은 4년10개월로 현재까지 여야 통틀어 최장기간을 기록하고 있다.
1997년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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