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 출석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 속에서도 외교 현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보이며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청문회 당시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 외교 성과에 대한 호평을 반영하듯 자신감 있는 태도로 우려를 불식한 것이다.
10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강 장관은 시작부터 청문회 보고서를 채택을 거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시달렸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된 신상문제, 자료제출 미흡, 임명 강행에 따른 정국 경색 문제에 대해서 본인 입장을 말해달라"라고 직구를 던진 것이다. 이에대해 강 장관은 "인사 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되지 않은 가운데 야 3당의 부적격 의견이 나온 상황에서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취임하게 돼서 아쉽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저의 부족함에서 나온 물의에 대해 죄송하다"면서도 "시작은 미진했지만 의원님들의 많은 지지를 바란다. 미진함에서 시작됐지만 외교안보의 엄중한 현실에 있어서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해 난국을 극복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외교 현안에 대해서 강 장관은 자신있는 답변을 내놨다.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한미 정상회담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한미 FTA 재협상에 동의한 것이냐는 최경환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그렇게 말했지만 재협상하자는 합의가 있지는 않았고 재협상이 시작된 것도 아니다"라고 밝힌 것이다.
강 장관은 "우리는 FTA가 지난 5년간 (양국에) 상당히 상호 호혜적 결실을 가져왔고, 미국이 제기한 여러 비과세 장벽이나 철강·자동차 분야의 무역 적자에 대해 얼마든 협의를 통해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재협상을 하자고 합의한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최 의원이 "미국은 (한미 FTA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우리가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이해하면 되냐"고 묻자 강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미국이 구체적인 방위비분담금을 요구해 왔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미국은 모든 군사동맹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 대해 공정한 방위비분담이란 원칙을 갖고 늘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미국 측의 요구가 원론적 수준의 문제 제기라는 입장을 취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6·25 이후 최고의 위기' 발언에 대해서는 "사실은 정식으로 조직된 양자회담이 아니라 사담 형식(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8일(현지시각) 오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도중 가진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의 한·캐나다 정상 간 약식회담에서 "6·25 이후 최고의 위기"라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강 장관은 "회의 중간에 두 분이 조우하는 상황이었고 공식적으로 준비된 만남이 아니었다"며 "짧은 회담이었지만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그렇게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G20 과정에서) 상대 정상들이 문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해 소화하지 못한 양자회담이 6개였다"며 "거의 모든 정상이 우리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 했다. 그만큼 한반도의 상황에 국제적 관심이 굉장히 높다"고 덧붙였다.
외통위는 이날 조명균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외통위는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종합의견에서 "후보자의 각종 남북대화 참여 경력 등을 감안하면 전문성 측면에서 통일부장관으로서의 직무수행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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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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