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밤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릅니다.
이번 독일방문 뒷이야기, 정치부 안보람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 질문1 】
안 기자, 이번 G20 정상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다자외교 무대였는데요.
그만큼 정신없이 움직였다면서요?
【 기자 】
네, 다자외교 데뷔 무대였고, 또 북한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쏠린 관심은 남달랐습니다.
만남을 요청한 국가들이 워낙 많았고, 가능하면 다 만나기로 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입니다.
탄핵 국면으로 6개월 이상 공백이 있었던 정상외교를 조기에 복원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건데요.
문 대통령은 출국했던 지난 5일 독일 대통령과 총리, 중국 시진핑 주석을 시작으로 15명의 정상 또는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의 2배, 박근혜 정부 시절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는 분석입니다.
【 질문2 】
이렇게 각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면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대단할 것 같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G20 정상회의 기념 주립합창단 오페라 공연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 모습 보시면요.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나란히 입장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문 대통령의 손을 잡습니다.
문 대통령은 놀란 듯하면서도 환한 웃음으로 화답하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바로 뒤에서 이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손을 놓은 뒤 시 주석을 의식하듯 뒤를 돌아보기도 하는데요.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중국과 갈등을 빚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의식해 문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한 게 아니냐, 이런 관전평이 나옵니다.
【 질문3 】
기념사진을 찍을 때 어디에 서느냐 이런 것도 좀 예민한 부분이겠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번 G20 정상회의 단체 기념사진인데요.
메르켈 독일 총리를 중심으로 양옆엔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섰습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석자리로 밀려나 있죠.
문재인 대통령 역시 반대편 맨 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칫 우리 대통령이 홀대받는 거 아닌가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일단 맨 앞줄 가운데는 현 의장국, 그 양옆은 직전 의장국과 차기 의장국이 서게 됩니다.
그리고 양쪽으로 재임 기간 순서대로 자리를 잡게 되는데요.
올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 5월 취임한 문 대통령과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그러니까 신참 대통령들이 구석자리에 서게 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지금 보시는 이 사진은 좀 다르죠.
영부인들 사이에서 김정숙 여사가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네티즌들은 이른바 '센터'를 차지한 김 여사의 모습이 자랑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질문4 】
김정숙 여사 나라밖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내조의 여왕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독일 방문 첫 일정은 독일 재외동포들과의 오찬이었습니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 등 교민 200여 명이 참석했는데요.
파독 광부 대표가 울먹이며 건배사를 하자, 문 대통령이 무대까지 나가 잔을 마주합니다.
그런데 잠시 뒤, 김 여사가 대통령에게 조용히 말을 건넵니다.
▶ 인터뷰 : 김정숙 / 여사
- "간호사님 한 말씀 하셔야 한 답니다."
문 대통령은 곧장 일어나 사회를 보던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에게 가는데요.
김 여사가 간호사 대표에게도 건배사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한 겁니다.
문 대통령이 자칫 놓칠뻔한 부분을 김 여사가 센스 있게 잡아주는 장면입니다.
【 질문5 】
이런 세심함 때문인지 문 대통령 내외는 현지 교포들에게도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것 같습니다.
【 기자 】
지난 미국 방문 때 이어 이번에도 문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환호를 받았습니다.
특히 메르켈 총리와 회담 이후 교민들과 만나는 장면이 화제인데요.
문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회담을 마치고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던 우리 교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합니다.
문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교민들에게 다가가는데요.
배웅을 나왔던 메르켈 총리도 문 대통령을 따라 우리 교민들에게 향합니다.
"고생하세요."
"잘하고 갈게요."
문 대통령이 평소 강조하던 소통 행보를 독일 현지에서도 이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6 】
그런데 김정숙 여사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머쓱해진 장면도 있었다고요?
【 기자 】
네, 독일 함부르크 공항에 도착했을 때 일인데요.
문 대통령 내외를 기다리던 현지 관계자 손에 꽃다발이 들려 있습니다.
그런데 한참 인사를 하는데, 꽃을 주지 않죠?
문 대통령은 꽃을 받으려 하는데요.
이 여성은 옆에 있는 김 여사를 가리키고, 문 대통령은 멋쩍게 웃습니다.
김 여사를 위한 선물이었던 겁니다.
【 앵커멘트 】
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