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만 해온 '박정화 판사'…사법부에 대한 고민 부족하다는 지적 잇따라
박정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4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사법 행정 경험이 적고 대법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청문위원들의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신규 임용 법관 중 여성 비율' 등 재판 외적인 사항에 대한 위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미처 생각을 못 했다", "특별히 준비하지 못했다"는 대답을 되풀이했습니다.
박 후보자는 '대법원장 권한 분산 등 제도적 문제를 고민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솔직히 못 해봤다. 이번에 청문회 준비하면서 관심이 생겼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또 사법개혁을 위한 사법평의회 설치 관련 질의엔 처음엔 "법관을 제외한 기구는 위험하다"고 답했다가 의원들로부터 법관 배제가 아니라는 내용을 듣고선 "사법평의회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 취지를 공감하고 어느 정도 내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난처하거나 어려운 질문에는 고개만 끄덕이거나 미소만 짓기도 해 "후보자가 잘 웃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이에 대해 "법관 개인으로서 누가 보더라도 훌륭하다"면서도 "최고법원을 구성하는 한 사람으로서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고민이 부족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김 의원은 "사법부 독립, 전관예우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도록 부탁의 말씀을 한다"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은 "법관은 자기가 맡은 일을 법과 관례에 따라 소신 있게 처리하면 그만이지만, 대법관은 자기가 맡은 사건 외에도 사법부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법관은 일반 법관과 다르게 정무직 공무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도 "다양성을 상징하는 후보자께 거는 기대에 비해 청문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기존 남성 대법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사고가 조금은 다양성과는 거리가 먼 게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도 "법관으로서 반듯하게 살아왔고 재판도 잘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대법관이라고 하면 단순히 재판뿐 아니라 사법 행정의 문제에도 제대로 된 인식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찬열 특위 위원장은 오전 질의를 마치고 "박 후보자가 사법부 병(病)에 대해서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
박 후보자는 "재판 업무만 하고 사법연수원에서도 민사재판 교수만 해서 사법 행정을 경험하지 못했다"며 "대법관이 되면 그 부분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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