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자유한국당 킥오프…안팎으로 `스트롱맨` 행보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4일 오후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새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17.7.4 [김호영 기자]

당권을 거머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 첫 날부터 당 안팎에서 파격행보를 펼쳤다. 안으로는 '자기 사람'인 이종혁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깜짝 임명했고, 밖으로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여당 대표를 만나 새정부 정책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다른 야당 인사들은 따로 만나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양당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4일 오전 홍 대표는 첫 공식일정으로 현충원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즐풍목우(櫛風沐雨·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몸을 씻는다)'라고 적었다. 어떤 고생을 하더라도 당 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여의도로 돌아와서는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해 본인이 전권을 쥐고 당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김명연 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혁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다"며 "당혁신위원회와 윤리위원회 구성안 역시 금주중으로 완결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명분상으로는 부산·경남(PK) 몫이라며 이 전 의원을 지명했지만 실제 그는 홍 대표가 경남도지사 시절 정무특별보좌관을 지내는 등 홍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홍 대표가 이 전 의원의 임명을 강행하자 비공개회의에선 김태흠, 이재만 등 최고위원들이 반대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홍준표호'가 출범하자마자 치열한 당 주도권 물밑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친홍계 인사의 전면배치와 외부인사를 중심으로 한 당 쇄신안이 발표됨에 따라 일단 초반 분위기는 홍 대표가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는 오전 회의에서도 정우택 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길어지자 다음 발언 순서자인 이현재 정책위의장에게 "1분만 말해라. 너무 길다"고 제지하기도 했다. 공개발언 말미에서도 홍 대표는 "오늘 사무총장님과 수석대변인은 (사실상 이번 회의가) 마지막인데 한마디 하라"고 제안했다. 사실상 당내 인사를 전면 개편하겠단 의중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홍 대표는 이날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홍 대표는 추 대표와 5분여 간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을 만나 "인사청문회로는 부적격자임에도 임명할 수 있는게 현행제도다.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며 "거기엔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강경노선을 달려온 한국당 입장과 다른 뉘앙스를 풍겼다. 홍 대표는 "추경도 공무원 증원은 절대 불가하지만 그것 외에는 추경 요건이 되면 해주는게 맞다"며 "자신들이 맡은 정부니까 자신들의 책임하게 하겠다는 것인만큼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위배되면 당력을 통해 막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전범주 기자 / 추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