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씨 특혜입사 제보조작 사건으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자 당 내부가 분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안철수계로 분류됐던 초선 비례들의 목소리는 작아지고,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목표로 하는 호남 중진들은 저마다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다. 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인데도 당의 미래를 책임지는 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회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성엽 의원이 안건 상정을 강행했다. 이날 오전에 있었던 의총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에 관해 격론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은 같은 당 교문위 간사인 송기석 의원이나 다른 당내 교문위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교문위원들은 김 후보자의 개인의혹 해소가 충분치 않다고 봤고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유 의원은 이를 밀어붙혔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내년 전북도지사 출마를 앞두고 여당과 우호적 관계를 쌓기 위해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밀어부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유 의원 측은 "전북도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만약 나간다고 해도 민주당 후보와 경쟁해야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얘기는 말이 안된다"고 했다.
제보조작 사건으로 여론의 비판이 안 전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캠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에게 옮겨지자 의원들은 '강 건너 불 보듯' 하면서 자신의 입지에 고심하고 있다. 호남중진인 황주홍 의원은 "시민들을 만날 때 '국민의당 의원'이라고 안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에서 대규모 탈당 사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당 의원은 "일부 의원들은 당을 나가고 싶어도 민주당이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탈당 생각이 있는 의원들도 국민의당에서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민주당에서는 'one of them'(다수 중 한명)에 불과해
이런 가운데 서울 남부지검은 4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이유미 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최고위원을 공범으로 보고 있지만 구속영장 청구는 신중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효성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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