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위장전입과 군납비리 수사무마 의혹에 이어 해군 대장 전역 후 '군 로비스트'로 활동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개혁의 적임자로 꼽고 있는 송 후보자에 대해 야당에선 “군피아의 전형”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인사 청문회에 서 난항이 예상된다.
송 후보자는 2008년 3월 해군 참모총장(대장) 전역 이후 법무법인 율촌과 방산업체 LIG넥스원에서 각각 고문과 비상근 자문역 역할을 수행했다. 송 후보자가 율촌 고문을 맡은 것은 2009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2년9개월인데 그는 월 3000만원씩 총 9억900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당초 알려진 4억1200만원보다 많다.
송 후보자는 "율촌 소속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국방 방산관련 전문용어와 배경지식을 자문했다"고 해명했지만 구체적인 고문활동내역이 없는 상황이다. 수임 사건을 잘 처리 하기 위해 '군피아'로서 역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와관련 군 업무에 오랫동안 몸 담아온 한 인사는 22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한달에 3000만원씩 받았다는데 현직에 있을 때 받았던 급여보다 더 많다"며 "국민 정서나 군의 일반적 시각으로 볼 때 별로 한 것도 없이 그렇게 큰 돈을 받았을지 의문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했다. 한 국방위 전문위원은 "국방 분야에서 꼭 필요한 것이 방산비리·인적적폐 청산인데, 현재 밝혀봐야겠지만 이분이 바로 그 대상이 아닌가 한다"며 "수십만명의 군을 명령체계로 아울러야하는 장관 직인데 실제 임명시 군의 명예에 먹칠을 할 것이고 영이 서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송 후보자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30개월간 LIG넥스원에서 비상근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그는 이 당시 월 800만원씩 총 2억4000만원을 수령했다고 청문요청안에 기재했다. 하지만 LIG넥스원의 사내 전산망에는 송 후보자의 정식 직제가 등록되지 않았다.
정확한 직제없이 활동했다는 점에서 송 후보자가 군 출신으로서 로비스트에 가까운 활동을 하지 않았냐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해군·해병대가 발주한 방위력·전력 관련 사업에서 지난 2013년 LIG넥스원이 수주한 금액은 전체 사업의 8%였다. 하지만 송 후보자가 자문을 맡은 2014년에는 20%, 2015년에는 32%까지 올랐다. LIG 넥스원측은 "자문역은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 등록하지 않는다"며 "수주 기준이 아니라 매출 기준이기 때문에 액수는 자문을 맡았던 때보다 수년 앞서에 계약한 건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 후보자의 딸(38)이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근무하면서 과도한 휴가·휴직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딸 송 모씨는 ADD에서 10년간 병가와 출산휴가 등 475일의 휴가·휴직을 사용했다. 출산휴가 180일을 제외하면 1년 평균 30일에 가까운 휴가를 간 것이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 측은 "ADD 근무하면서 두차례 출산을 했고 연간 60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병가를 제외하더라도 약 10년간 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가일수는 약 1046일"이라며 "후보자의 딸은 가능한 휴가일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휴가를 사용했고 출산휴가 2회(180일), 육아휴직(31일), 병가(136일), 보건휴가 등으로 휴가를 썼다"고 해명했다.
딸 송씨는 2008년 2월에 ADD에 공채 입사했는데 두 달 뒤인 송 후보자가 ADD에 입사해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ADD가 송씨를 선발하기 위해 채용인원을 늘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ADD는 애초 2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송씨를 포함해 3명을 채용했다. 이 시기 송 후보자는 해군 참모총장이었다. 이에 송 후보자는"장녀는 ADD 공개채용에 응시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채용됐다"고 반박했다.
송 후보자가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승리 공로로 받은 충무무공훈장이 사실상 '셀프 훈장'이었다는 의혹도 있
송 후보자는 이밖에도 4건에 달하는 위장전입을 1건으로 축소한 의혹도 받고 있다.
[안두원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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