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사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사에겐 어울리지 않는 막말을 잇따라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방한하기 전에 일본에서부터 강한 표현을 썼습니다, 일단 그것부터 알아볼까요?
【 기자 】
네, 지난 9일 인터뷰입니다.
방한하기 전 우리나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 밝힌 건데요.
"돈도 지불했는데 그 뒤에 다시 처음부터 재협상이라니, 그런 바보 같은 소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바보같은'이라는 원색적인 단어를 쓴 게 눈에 띕니다.
【 질문 2 】
그런데 어제 한국에서도 조금 원색적인 단어를 썼어요?
【 기자 】
네 어제 일인데요.
니카이 간사장이 목포에서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박멸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한 줌의 간계를 꾸미는 일당은 박멸을 해가야 한다" "한국 안에도 한 줌이라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발견하면 박멸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한일 관계에 해를 끼치려는 무리가 우리나라에 있고 이들을 박멸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 질문 3 】
바보, 박멸 이런 단어는 외교적 사안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데요.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고 있는지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존심도 상하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 기자 】
네 특사라는 사람은 지도자의 친서를 들고오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보통은 매우 조심스럽게 단어를 사용하는 게 보통입니다.
이런 표현을 쓰는 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고 일각에서는 특사가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위안부 합의 문제가 있다고 봐야겠죠.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국민 정서'를 앞세워 위안부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습니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위안부 합의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말한 점도 일본을 자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기자들이 특사단으로 많이 따라온 점도 강경한 발언을 하는 이유에 포함됐을 걸로 보입니다.
【 질문 4 】
니카이 특사가 누구죠? 아무래도 아베 총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봐야겠죠?
【 기자 】
그렇습니다.
니카이 간사장의 어제 입국 때 모습을 보시면요, 기자들의 즉석 질문에는 말을 아낍니다.
▶ 인터뷰 : 니카이 / 일본 특사
- "이렇게 걸으면서 답변은 좀…. 답변은 거절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죠.
하지만, 우리나라 국회의원들과 만났을 때는 격한 표현을 썼습니다.
아베 총리로부터 어느 자리에 가서는 강경하게 말하라는 일종의 훈령을 받지 않았나 싶은 대목입니다.
오늘 자 마이니치 신문이나 아사히 신문 같은 일본 언론들도 과격한 표현이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니카이 특사는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2인자입니다.
간사장이 당대표 바로 아래 자리인데요.
그만큼 아베 총리의 측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원래는 국내에도 친한 사람이 많은 '지한파'였습니다.
위안부에 대해 사과한 담화인 고노 담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던 사람인데요.
그런데 니카이는 박근혜 정부와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지한파지만 한국에서의 부정적인 발언이 불쾌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 질문 5 】
내일 니카이 특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죠?
【 기자 】
네 니카이 특사가 내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친서를 전달합니다.
물론 친서에는 위안부 합의에 대한 강한 표현은 없겠지만 일종의 뉘앙스는 읽힐 것으로 보입니다.
또, 과연 내일 니카이 특사가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입니다.
【 앵커 】
황재헌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