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군 조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가 단순히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군 장악력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군 수뇌부를 독점하고 있는 특정세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1일 청와대 관계자는 한 장관과 김 전 실장 조사에 대해 "사드 배치와 관련한 과정을 있는대로 말씀해 주실 것을 요청한 것은 맞다"면서도 "애초에 이 문제가 과정파악에 중점이 있지, 처벌에 방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장소 및 시기에 대해서도 "저희가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 않는 것은 그분들에 대한 걸맞는 예우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라며 덧붙였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국방부 정책실장 등 실무자를 밤늦게까지 조사해 국방부 보고서 초안에는 '사드 발사대 6기 반입 모 캠프 보관'이라는 문구가 있었으나, 수차례 보고서 문구를 다듬는 과정에서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청와대는 국방부가 고의로 보고를 누락했다는 결론을 내고 전날 한 장관과 김 전 실장을 불러 조사했다.지난달 21일 교체된 김 전 실장의 경우 국방부 보고누락과 직접 관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사드 배치를 강행한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라인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일단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사드 반입 및 배치 과정, 보고 누락 관련 내용을 조사하고 사안의 경중을 판단해 대규모 합동조사단을 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제 충분히 설명했다.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한 장관은 이같은 논란에도 2일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로 출국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빌미로 정부가 국방부 정책실장 등 군 수뇌부를 장악하고 있는 '알자회' 물갈이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알자회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진 지난해 말 수면위로 떠오른 군내 사조직으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군 진급 등에서 뒤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실제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군내 사조직이 군의 특수한 보직이나 인사를 독점해 왔던 것이 밝혀진다면 감찰을 통해 엄격하게 처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육사 34기부터 43기에 달하는 100여 명의
[오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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