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식, 강기정 '눈물의 추모식' vs 정우택 '임을 위한 행진곡' 안불러
↑ 임을 위한 행진곡 강기정, 정우택/사진=연합뉴스 |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여야 정치인들이 9년만에 손을 맞잡고사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애초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 1년 째인 2008년 기념식까지만 해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해 왔지만, 2009년부터는 합창단이 이를 부르는 방식으로 변경됐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지난 12일 이 노래를 제창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이번 기념식에는 다시 여야 정치인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또한 각 소속 당별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두고 다른 모습을 보여 더욱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맨 앞줄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서로 손을 잡은 채 노래에 따라 앞뒤로 흔들었고, 문 대통령 옆에는 정 의장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인 김종률 씨가 자리했습니다.
이후 행사 중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강기정 전 의원이 추모식 행사 1막에서 5·18 유족 김소형 씨가 희생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자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강기정 전 의원이 많은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시큰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보수정당의 경우 확연히 서로 다른 모습이 더욱 눈에 띄었습니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지만 바른정당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제창에 참여해 대조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왜 왔느냐 XX놈들"이라고 욕설을 내뱉으며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임을 위한 행진곡 강기정, 정우택/사진=연합뉴스 |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18일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창을 하는 문제는 국민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정 권한대행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제창을) 지시하신 사항이 있는 것은 알지만, 협치를 하시겠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정치권에 협조를 구하신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한 제창에는 동의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제창에 대한 협조나 이해를 구하지 않은 채 '업무지시'로 발표했다는 지적으로 읽힙니다.
정 권한대행은 다만 "5·18 민주 영령에 대한 추념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왔고, 진정으로 민주화 운동을 위해서 희생하신 분들을 위해 삼가 명복을 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제창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제창만큼은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항이라고 생각해 부르지 않았다"고 거듭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른 기념식에서도 어떤 노래는 제창할 건지, 어떤 노래는 합창할 건지 국가적으로 분명히 구분돼 있다"며 "5·18만 제창한
'대통령과 여야 합의가 있으면 부를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 권한대행은 "당연히 부른다"며 "국민적 통합 차원에서는 이의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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