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9년이후 광화문으로 이전할 새 청와대는 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와 경복궁 내 일부 유휴시설에 분산 입주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구중궁궐식 청와대를 시민 눈높이에 맞도록 끌어내려 권위주의 시대를 청산하고, 국운융성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광화문 대통령'을 천명하고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방안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축가 승효상(65) 이로재 대표. 현재 오스트리아에 머물고 있는 승 대표는 16일 매일경제와 서면 인터뷰하면서 본인이 구상중인 청와대 이전안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지난 1968년 경남고 입학시절부터 문 대통령과 알고 지낸 50년 지기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최정상 건축가다. 그는 청와대 이전을 위해 지난달 출범한 '서울역사문화벨트조성 공약 기획위원회'에 몸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광화문 대통령시대'를 공약하며 청와대 집무실과 비서실을 현 광화문 정부 서울청사로 이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승 대표는 대통령 관저·영빈관·경호실 등 청와대 부속시설이 들어설 후보지로 경복궁내 유휴시설인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 두 곳을 꼽았다.
승 대표는 국립고궁박물관에 대해 "현 건물이 들어서기 전에는 원래 공터로 남아있던 곳"이라며 "지금의 건물도 오랫동안 이곳에 있었던 만큼 다른 용도로 바꿔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와 바로 연결돼 있고, 새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세종로 정부 서울청사와 직선거리로 100m거리에 불과하다. 걸어서 5분 안팎이면 갈수 있어 유력한 새 관저 후보지로 거론된다.
경복궁 좀 더 안쪽에 위치한 국립 민속박물관은 영빈관이나 경호실 직원 숙소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민속박물관은 어차피 경복궁 복원사업에 따라 오는 2031년까지 이전하고 그자리에 옛 선원전을 복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선원전은 역대 왕들의 어진(화상이나 사진)을 모신 전각을 말한다. 승 대표는 "계획을 좀 더 앞당겨 리모델링하면 다른 용도로 얼마든지 활용할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부속시설로 활용하더라도 현 한옥 형태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유네스코 권고에 따라 한옥모양의 외관 등은 충분히 보존하되 내부를 실용성 있게 리모델링하겠다는 것이다. 승 대표는"(노태우 정부시절 완공된) 현 청와대는 높은곳에서
[연규욱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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