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미국통'으로 불리는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이 여건이 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북미 간 비공식 채널인 '반관반민' 대화를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평양행 항공기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에게 "여건이 되면 트럼프 정부와 대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책임 있는 관리가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적절하면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생각하는 '적절한 상황'과 북한이 말하는 '여건'이 판이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은 열렸지만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는 대목입니다.
때문에 미국과 북한 모두 문재인 정부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입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국장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며 입장을 유보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는 걸 반대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상황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앞으로 대화 재개 문제를 놓고 3국 간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됩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