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에서 역대 최다표차로 당선되면서 패자 위치에 놓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안팎으로 심한 변화를 겪게될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대선후보와 당지도부의 책임론이 일면서 당권을 둘러싼 내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밖으로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불가근불가원 관계를 유지하면서 야당으로서 국정운영의 키를 쥐기 위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국민의당은 선거기간 동안 문 대통령과 격하게 대립했지만, 대선결과가 나온 이후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에 각을 세우면서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민주당과 사실상 연정체제를 꾸려서 한 몸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선후보가 21.4%를 득표하면서 3위에 그쳤고, 특히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의 완패가 뼈아팠다.
10일 오후 3시 국회서 열린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안철수 후보는 "제가 부족했다. 저는 이번 대선에서 변화와 미래를 향한 국민 여망을 온전히 실현 못했다"며 문 대통령에게 축하인사를 건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 변화와 미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헌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정계은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해단식에서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내주 원내대표를 새로 뽑아 비대위 구성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을 찾은 문 대통령과 만나 "앞으로 문 대통령이 국정을 펴나가는 데 국민의당은 협력에 방점을 두면서도 야당이니 견제할 것은 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환담한 박 대표는 그야말로 '견제보다는 협력'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정권재창출에 실패하며 9년만에 야당 옷으로 갈아입은 자유한국당은 당장 당을 수습할 '당대표 선출'이란 과제를 떠안았다.
이르면 7월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예상되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홍준표 대선 후보,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인제 전 최고위원, 이주영, 원유철,홍문종, 나경원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뚜렷하게 앞선 주자가 없는만큼 각 주자간 치열한 물밑경쟁에 예상되는 상황이다.
당장 한국당에선 선거 직전 약속했던 '친박계 징계 철회 및 바른정당 탈당파의 무조건 복당'의 실효성을 놓고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직후 "(홍 후보의 약속은) 재논의해야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정 원내대표는 "당무우선권이란 이름으로 모든 절차와 규정을 무시할 수 있느냐를 놓고 논란이 많다"며 "당헌·당규에 있는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는 초당헌적 규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선 패배를 승복한 홍 후보는 이날 자신
[전범주 기자 / 추동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