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 경쟁 구도였던 이번 대선의 막판 지형은 사실상 '1강(문재인) 2중(홍준표·안철수)'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았던 유승민·심상정 후보도 예전과 달리 결코 홀대받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두 후보는 TV토론에서 논리적으로 소신있는 주장을 한다는 인상을 대중에게 뚜렷이 각인시켰다. 이로 인해 '다윗'격인 두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골리앗' 인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세 후보의 지지율이 움직일 정도로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을 받는다. 따라서 두 후보의 득표율이 얼마냐가 지지율 상위 3인의 당선과 낙선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와 심 후보, 홍 후보·안 후보와 유 후보가 각각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지지층이 상당부분 중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심 후보가 선거기간 동안 동성애 찬성·복지재원 마련방안 등으로 문 후보에게 공세를 펼치면서 지지율이 10% 안팎까지 도달하자 40%를 넘기던 문 후보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정의당에 대한 지지는 다음 선거에 해도 괜찮지 않나"라고 말했을 정도다.
보수 쪽도 비슷한 모양새다. 4월 초까지 양강구도의 한 축이던 안 후보의 중도 보수 지지율이 홍 후보 쪽으로 옮겨가면서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상승세를 타며 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20%대 지지율을 공고히 하려던 홍 후보 쪽은 유 후보의 지지층 결집에 기세가 잠시 주춤해졌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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