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관료의 양대 축인 '모피아(재무부)'와 'EPB(경제기획원)' 출신들이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 캠프로 나뉘어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 후보 쪽에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과 국세청장 출신인 이용섭 전 의원이 중심을 잡고 있다. 두 사람은 재경부 세제실장 바통을 주고받았던 대표 세제통이다. 참여정부때 기획예산처 장관과 정책실장 자리를 모두 지낸 박봉흠·변양균 전 장관도 문 후보를 돕고 있다. 행시 7회로 가장 선배인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해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 등도 외곽 정책조직인 '10년의 힘'에 속해 있다.
안철수 후보 쪽에는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병완 의원이 좌장 격으로 '우(右) 변양호, 좌(左) 허경욱'이 포진했다.
외환위기 당시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변양호 신드롬'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 변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안 후보의 경제특보로 합류했다. 이어 지난 16일엔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허경욱 전 OECD대사가 경제살리기특위 위원장으로 영입됐다.
두 사람은 경기고 1년 선후배 사이이자 외환위기때 변 전 국장은 민간 외채 협상을, 허 전 대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상을 맡아 손발을 맞췄던 오랜 지기다.
전직 경제관료 대다수가 오랜기간 한솥밥을 먹었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다. 하지만 캠프 소속이 달라지면서 신경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안 후보 측의 허 전 대사는 17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안 후보와 문 후보는 상황 인식과 방법론에서 다르다"며 "민간 분야가 뛰게 하고 정부는 규제 완화, 인프라 조성, 기초연구, 교육 업그레이드 등에 집중하자는 것이 안 후보의 기본적 경제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주도로 경제를 이끄는 것은 한계가 왔다"며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중소기업, 스타트업, 서비스업이지 정부가 아니다"라고 '큰 정부'를 지향하는 문 후보를 간접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의 이용섭 비상경제대책단장은 통화에서 "문재인 후보 경제정책에는 그 동안 누적됐던 불평등, 불공
[신헌철 기자 /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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