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적자'를 놓고 생존경쟁 중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4·12 재보궐 결과로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당은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싹쓸이를 비롯해 재보궐 선거 총 30곳 중 절반에 가까운 12곳을 차지하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한 반면 바른정당은 지지세 확장에 실패해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13일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체제가 발족한 지 10일 만에 후보를 낸 23개 지역 중 12곳을 이긴 것은 국민이 한국당의 완벽한 부활을 해준 것"이라며 "기세를 몰아 5·9 안보대선에서 필승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또 "TK 지역에서 한국당 지지는 완전히 회복됐고, 포천시장 승리는 저희 당이 최고의 안보정당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쾌거"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며 친박(박근혜) 세력에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의 주범이자 기획자로 알려진 고영태가 검찰에서 체포돼 조사중이고, 정치권에서는 어느 야당 중진의원의 3년에 걸친 기획탄핵설이 회자되고 있어 과연 박근혜 탄핵의 진실이 무엇인지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며 "우리가 집권해야 '박근혜 탄핵'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 후보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에 인구정책 수석을 신설하고 둘째 출산시 1000만원, 셋째 출산시 대학교육까지 지원하는 한편 저소득 노인 기초연금을 30만원까지 인상하는 등 복지 공약을 발표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TK내 '반유승민' 정서를 실감하며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 탄핵에 관해서 저희들을 비판하는 정서가 대구·경북이 제일 높다"면서 "이번 선거를 한 경북 상주·의성·군위·청송 지역은 자유한국당에 대한 정서가 아직 여전히 강한 지역이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보수층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보수층의 선택에 좌우될 것"이라면서 "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유 후보가 공을 들인 TK 공략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그의 대선가도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평가다. 만약 이날부터 시작된 TV토론 이후에도 유 후보가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바른정당과의 후보 연대는 물론 중도사퇴론까지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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