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이언주 의원은 한마디로 복덩이다. 이 의원의 민주당 탈당 후 입당으로 국민의당이 40석 의석을 채웠고, '문재인 패권' 균열의 신호탄을 쐈다.
10일 국회에서 매경 기자와 만난 이 의원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세력의 '배신자' 공세에 지쳐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탈당을 후회하냐'는 질문에 그는 "지역구에선 잘했다는 격려가 더 많다. 특히 호남 출신 시민들이 큰 지지를 해주셔서 호남 바닥 민심이 안 후보러 확연히 돌아선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호남권에서 국민의당은 잘났건 못났건 '내가 낳은 자식'이라는 생각이 강한데, 그간 문재인 대세론 속에서 표현을 못해왔다"며 "안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고 자강론이 먹혀들면서 '기특한 내 자식에게 힘을 실어 줘야지'하는 기류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아직도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그 곳(국민의당) 분위기는 어떠냐'며 전화가 온다"며 "결정이야 개별 의원이 알아서 하는 거지만 심각하게 고민하는 의원들이 다섯명은 된다"고 털어놨다. 안 후보가 문 후보와 함께 확고한 양강구도를 이루면서, 민주당의 추가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 의원 탈당 시기가 '정치적 멘토'인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대선출마와 묘하게 겹친 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탈당 사흘전 김 전 대표에게 말씀드렸고 일부러 김 전 대표 대선출마 일정 하루 뒤인 6일 탈당 시기를 잡았다"며 "의원실과 지역구에 양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탈당소식이 노출돼 김 전 대표의 대권출마 소식에 물타기처럼 돼버렸다"고 아쉬워했다. 다만 이 의원은 "김 전 대표와 저는 정치적 경험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분은 좌우를 넘나들며 정치를 할 수 있지만 저는 그럴 수 없다"며 "이번 대선출마도 하지 않으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 광명시(을) 재선인 이 의원은 호남에 치우친 국민의당의 네번째 수도권 의원이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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