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가 2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대선이 사상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침마다 상대 후보를 비판한다는 뜻인 '문모닝', '안모닝'이 정책대결 실종을 가져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는 9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딸의 재산 의혹을 부각시켰다. 문 후보의 아들 준용 씨의 취업특혜 논란에 대한 역공 성격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는 2013년 공개했던 딸 재산을 2014년부터 독립생계 유지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고지 거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재산 공개를 요구했다. 전병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이날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전혀 검증받지 않은 '무풍지대'였다"며 안 후보에 대한 대대적인 검증 공세를 예고했다.
또 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국민의당 차떼기 경선에 폭력조직과 특정 종교단체가 연루됐다는 것은 언론이 보도한 내용"이라며 "갑자기 네거티브를 중단하자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다.
안철수 캠프는 "민주당 경선에서 한국학원총연합회 인천광역시회가 입법을 대가로 선거인단 모집을 (전화로) 독려한 의혹이 있다"고 즉각 맞받았다. '차떼기'에 '폰떼기'로 응수한 셈이다. 다만 안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는)네거티브 뒤에 숨지말고 정정당당하게 토론하자"며 "이번 대선은 비전, 정책과 리더십 경쟁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은 "팩트없는 네거티브는 성공한 전례가 없다"며 "문 후보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이 어느정도 효과를 거둔 만큼 전선을 정책대결로 이동시키려는 안 후보측 전략이 엿보인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는 "과거 미국의 커피 회사들이 서로 네거티브 광고 경쟁을 벌이며 시장 자체가 위축돼 모두가 큰 타격을 받은 일이 있다"며 "마찬가지로 네거티브 선거는 특정후보 당선을 위해 국민들의 건강한 정치 참여와 민주주의를 퇴행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물론 이번 대선 레이스에 민생공약 경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네거티브 공방과 달리 상대 후보 공약에 대한 비판은 미약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각자 일방적으로 공약을 쏟아낼 뿐 상호 정책 검증은 실종된 셈이다.
문 후보는 이날 도시재생 뉴딜사업 정책을 발표했다. 당 내홍을 진정시켰다고 보고 선거 구도를 정책 중심으로 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책 경쟁력에서는 국민의당을 압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임기 중 매년 10조원을 투자해 500여 개의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사업에 필요한 재원으로 국가 재정에서 2조원을 투입하고 이 밖에 주택도시기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업비 등 총 1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안 후보도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맞섰다. '콘텐츠'에서는 앞선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안 후보는 지난 8일 기후변화대응 정책간담회에서 "마스크 없는 봄날을 위한 제안을 하겠다"며 "미세먼지를 국가재난에 포함시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세먼지
한편 한국기자협회는 13일 오전 10시에 5당 후보 초청토론회를 개최한다. 각 당 후보가 확정된 뒤 후보들이 한 자리에서 생방송 토론회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철 기자 / 신헌철 기자 /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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