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해역에서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 선원 16명이 탑승한 화물선이 침수 사실을 한국 선사에 카카오톡으로 알린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외교부가 1일 밝혔다.
외교부는 "3월 26일 브라질에서 출발해 우루과이 인근 해역(브라질 산토스 남동방 1천550마일)을 항해 중이던 한국 선사 '폴라리스쉬핑' 소속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가 5일 뒤인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0분경(한국시간) 선박 침수 사실을 발신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전했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1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31일 카카오톡으로 '배가 기울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이후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사건을 파악한 직후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실제 배의 침몰 여부는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폴라리스쉬핑이 배의 침몰 여부에 '일말의 희망'을 거두지 않는 이유는 연락이 두절된 후 '스텔라 데이지'호에서 한국시각으로 1일 새벽 3시 54분과 오후 3시 57분 2차례에 걸쳐 본사로 위성통신 신호가 송신되었기 때문이다.
폴라리스 관계자는 "이 신호는 선원이 화물선 내 수동 장치를 사용해야만 보낼 수 있는 신호"라며 "신호가 두 차례나 포착됐다는 점에서 아직 배가 침몰했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차례 신호를 받은 뒤 3번째 신호가 포착된 것으로 파악 중이나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하다"며 "앞선 두 번의 신호는 확실히 포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락이 두절된 뒤 만 하루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아직까지도 선원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해당 가족과 선사는 애를 태우고 있다. 카카오톡 내용대로 31일 당시 배가 기울고 있었다면 발전기가 침수돼 배 안에 있는 위성장치가 망가져 한국과의 통신이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선사 관계자는 "이 역시 아직까진 추정이다. 확인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목포 신항 철제부두에 인양된 세월호 현장을 방문했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관련 사실을 파악한 후 "외교부, 해양수산부, 현지 공관 등 관계부처 합동대책반을 중심으로 사고 수습의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는 이에 따라 오후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긴급 가동해 국민안전처 등 국내 유관부처와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주우루과이 한국대사관을 통해 우루과이 해경 당국에 긴급구조를 요청한 상태다.
외교부와 선사의 요청을 받은 우루과이 해경은 사고 해역 인근에 있던 상선의 도움을 받아 화물선의 침몰 여부를 확인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루과이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며 관련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며 "수색 상황이 진전되는 대로 이를 상선 및 해당 가족과 공유해나갈 것"이라 전했다.
폴라리스쉬핑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1일 성명을 내고 "본선 승무원들이 전원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와 외교부 및 해양경찰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 항만 당국과도 협조하여 승무원의 안전한 구
서울 중구에 위치한 폴라리스쉬핑은 2004년 창립해 브라질 VALE 및 포스코, 한국전력 자회사 등과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는 원자재 운송 전문 선사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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