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별 첫 호남권 경선에서 '압승'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경선을 너머 대선 본선을 정조준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호남권역 경선에서 60.2%(14만2343표) 득표율로 기선제압했고, 안 전 대표는 지난 25일~26일 광주·전남·제주·전북 등 경선에서 64.6%(5만9731표)를 얻어 선두로 치고나갔다. 두 후보가 민주당과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야권 심장부인 호남에서 주도권을 놓고 정면승부를 펼쳐야 한다. 문 전 대표가 대세론을 굳히고 있지만 안 전 대표는 중도·보수진영의 대안후보로 새로운 선택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 열망이 높은 호남은 본선에서 '대통령이 될 만한 야권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호남지역에 깔린 반문 정서를 완전히 극복해야 하고, 안 전 대표는 10%초반에서 정체된 지지율을 끌어올려 몸집을 키우는 과제를 각각 안고 있다. 특히 '비문(비문재인)연대' 후보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면서 구심점으로 안 전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대선 본선에서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까지 내다보면 호남표심 방향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
◆ 문재인-안철수 장외 대리전
문재인 캠프와 국민의당은 호남 경선결과를 놓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면서 장외 대리전을 펼쳤다.
송영길 문재인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은 28일 CBS라디오에서 양측 호남지역 득표 수를 비교하면서 "문 전 대표가 안 전 대표보다 두배 넘는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송 본부장은 "문 전 대표는 확실히 정권교체를 하도록 (호남서) 힘을 모아주신 것이고, 안철수 후보나 국민의당은 격려를 통해 협력해서 다른 역전의 가능성이나 반전의 가능성을 차단시켜라"는 뜻이라고 호남민심을 해석했다. 그는 이어 "(호남민심이) 일종의 보조타이어 격으로 (안 전 대표를) 지지해준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문 전 대표 득표율이 60%선에서 끝난 것은 대승은 아니라고 본다"고 못박았다. 박 대표는 "문 후보에게 자기 식구들이 60%를 지지해 준 것이고, (안 전 대표에게는) 국민이 65%를 지지해줬다는 차이를 가지고 봐야 한다"며 "문 후보는 자기 조직을 통해서 선거인단을 등록했지만 우리에게 순수한 국민이 걸어 나와서 투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남지역이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몰표를 준 것과 관련해 해석이 분분하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호남은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문재인 전 대표가 잘 준비된 정권교체 적임자'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주도적으로 창당했기에 지지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당내 경선이다보니 1위 후보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며 "문 전 대표는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으로부터 타격을 거의 입지 않았고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지지층 결집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재명 캠프 측은 "민주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지역위원장까지 대부분 문 전 대표 측근으로 짜여진 구도에서 조직동원력에 맞서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 박지원-JP-홍석현 회동, 비문연대 급부상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문연대 단일화를 염두해두고 광폭행보에 나서는 가운데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주 김종필(JP)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를 예방하고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회동하는 등 접촉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는 사실상 국민의당 중심의 중도·보수연대를 염두해둔 것으로 해석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후보선출, 연합과 연대, 대선 후 연정 등 3단계 연정방식을 소개하면서 "단일화 등 정치공학적인 연대가 아니라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며 "다당제에서 멜팅팟(Melting Pot)처럼 연정이 되는게 아니라 샐러드볼처럼 각 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샐러드 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와의 일대일 대결에 대한 질문에 "지금 말씀드린 대로 되고 있다"면서 "이제 제가 여러 가지 미래를 예측했는데 이제 하나만 남은 셈"이라고 양자구도를 확신했다.
대선 본선에서 문재인-안철수 등 1대1 대결구도로 가는 걸림돌은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유한국당이다.
송영길 본부장은 본선에서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1대1 구도로 갈 가능성에 대해 "매우 희박하다"며 "만약 실현되다면 일종의 제 2의 3당 야합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정희 교수는 "국민의당이 바른정당을 넘어 한국당까지 연대세력에 포함하면 호
[강계만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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