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 대사관에 들어가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들을 조사하는 등 사실상 수사 마무리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희대의 암살 사건은 북한의 완전 범죄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김근희 기자입니다.
【 기자 】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처음으로 치외법권 지역인 북한 대사관에 들어가 조사를 벌였습니다.
이곳에 은신 중인 현광성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리지우 등 용의자 3명을 조사하기 위해서입니다.
치외법권 지역인 북한 대사관은 반드시 북한의 동의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리 양측이 합의하고 수사 마무리를 위한 형식적인 조사에 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 인터뷰 : 아니파 아만 / 말레이시아 외무장관 (지난 12일)
- "우리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일을 바로잡고 북한에 억류 중인 말레이시아인들을 집으로 무사히 데려오는 것입니다."
북한이 김정남 시신을 넘겨받는 대신에 말레이시아의 체면을 세워주는 차원에서 조사에 동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른 용의자 4명은 사건 당일 이미 평양으로 도주했고 유일하게 체포한 리정철은 증거불충분으로 풀어줘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원하던 바를 다 얻게 된 셈입니다.
김정남 시신까지 북한으로 넘어간다면 추가 진상 규명도 더욱 불가능해집니다.
결국 두 명의 미숙한 외국인 여성 용의자들만 남긴 채 이번 사건은 북한 당국의 '완전 범죄'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