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당 대선주자를 뽑은 첫 번째 시험대인 호남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 텃밭이자 대선 본선에서 당선 가늠자가 될 호남에서 든든한 지지를 얻으면서 본선행에 청신호를 밝혔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가 정해지는 4월 초부터는 야권내 양강 구도가 자리잡으면서 지지율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5일 치러진 광주·전남·제주 경선에서 전체 유효표 6만2176표 가운데 60.7%에 해당하는 3만7735표를 얻었다. 애초 호남에서 반수 이상 득표하면 전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여겼던 안 전 대표 캠프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표를 얻자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2위는 손학규 후보로 1만4246표(22.9%)를 얻었다. 3위 박주선 후보는 1만195표(16.4%)를 얻으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 호남표심, 국민의당 창업주 安에 표 몰아줘
안 전 대표가 압승한 데는 대선 본선에서 안 전 대표의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호남 민심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선 직전 입당한 손 후보나, 대선 출마를 뒤늦게 선언한 박 후보보다 안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강 구도에서 적임자라는데 동의했다는 얘기다.
안철수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최경환 의원은 26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여러가지 대세론이 있어왔지만 호남인들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었다고 본다"며 "국민의당 완전국민경선을 통해 '안철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호남인들의 의사가 반영됐고 이를 계기로 호남인들의 전략적 투표를 향한 수순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될 사람을 찍는다'는 호남의 일종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안 캠프내에선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의 불만이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이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정권 교체가 1차적 목표였기 때문에 호남 민심이 집권가능성이 큰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탄핵이 일단락된 지금은 '제대로 된 대통령감을 뽑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장' 발언이나 아들 채용비리 의혹 등이 겹치면서 대통령감으로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안 전 대표측은 지적했다. 박지원 대표는 개표 결과 발표 후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 우리 광주·전남·제주 시도민들의 의사가 표시됐다"고 말했다.
◆ 4월 초 '文 vs 安' 양강구도 가시화
안 전 대표측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는 4월 초부터는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간 1대1 구도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의원은 "안 후보의 호남경선 승리는 1차 소폭발"이라며 "4월 초가 되면 안 후보와 문 전 대표의 양강구도가 형성되면서 2차폭발을 통해 상당한 지지율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박 전 대통령 탄핵 등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 탄탄한 대선 공약을 준비한 안 전 대표가 검증과정에서 문 전 대표를 누를 수 있다는 얘기다.
안 전 대표는 당 경선 중에도 본선 경쟁자로 꼽히는 문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26일 전북 경선이 치러진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후보자 연설을 통해 "(문 전 대표는) 지난 총선 때 표를 얻기 위해서 했던 정계은퇴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선거 때만 호남 지지를 얻으려는 사람을 뽑아선 안된다. 한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를 이길 유일한 경쟁자가 자신임을 밝히면서 지지를 호소한 셈이다.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 전 대표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민주당 호남경선에서도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 흥행 요인된 완전국민경선제
국민의당 광주·전남·호남 경선에는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나서 흥행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25일 총 투표자수는 6만2441명(무효표 포함)으로 국민의당이 전망한 3만여 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국민의당 전체 당원 19만여 명 가운데 7만여 명이 광주·전남 지역 당원인데 당원 대부분은 물론 일반시민들도 경선에 참석한 것이다.
흥행성공은 누구나 투표할 수 있는 완전국민경선이 요인으로 꼽힌다. 사전에 선거인단으로 등록할 필요없이 신분증만 지참하면 투표할 수 있다보니 관심있는 시민들이 투표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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