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휘부를 은밀하게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폭격기들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진행된 연합훈련에 투입돼 북한 내 주요 목표물에 대한 가상 폭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에 반발해 미사일 도발을 벌이고 핵실험 준비를 하는 가운데 한미가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훈련을 진행한 미 해병대 소속 F-35B 스텔스기는 북한의 레이더망을 피해 침투할 수 있고 내년 우리 공군이 도입할 F-35A도 같은 성능을 지녔다. 한미의 훈련에 대해 북한은 "최고존엄을 노린 미국 특수작전을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군의 소식통은 26일 "주일미군 이와쿠니 기지에서 발진한 미 해병대 소속 F-35B 스텔스기 편대가 북한 내 핵심 목표지역을 구현한 국내 훈련장에서 정밀유도폭탄 투하를 연습했다"며 "평양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고 목표물을 타격하는 과정을 숙달하기 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주한미군사령부는 F-35B 편대가 한미 연합훈련의 일환으로 강원도 필승 사격장에서 지난 20~23일 '케이멥(KMEP)' 훈련을 진행했다고 25일 전했다.
이번 훈련은 북한 내 목표물에 대해 할당된 사전 항공임무 명령서(prepositioned Air Tasking Order)에 따라 주요 표적을 타격하는 모의 폭격훈련 방식으로 진행됐다. 군의 소식통은 "북한 내 방공망에 대한 최신 정보가 사전 임무 명령서에 반영되면 그에 따라 훈련 내용도 일부 수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주일미군에 배치된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에 출격한 F-35B 스텔스 전투기들은 북한 내 폭격목표에 대한 위치정보를 받고 가상 폭격임무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F-35B 6~8대가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과 적 레이더기지 파괴용 정밀유도활강폭탄(SDB) 등을 가상 투하하는 훈련을 했다. 포항에 전개된 주일 미 해병대의 항공함포연락중대(앵글리코·Air And Naval Gunfire Liaison Company) 요원들은 F-35B에 폭격할 지점에 대한 위치정보 부여 등 폭격을 유도했다. 한미 해병대에만 있는 앵글리코는 해병대 상륙부대에 편성되어 항공폭격과 함포 사격이 필요한 지점을 적절히 유도해 입체화력 지원을 제공하는 해병대의 눈과 귀의 역할을 수행하는 요원들이다.
F-35B는 우리 공군이 내년부터 도입하는 기본형 F-35A에 헬기와 같은 수직 이착륙 기능을 더한 기종으로, 해병대 강습상륙함과 같이 항공모함보다 작은 함정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5일 미국의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서 훈련을 한 사실을 즉각 공개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 레이더 회피 능력이 있는 스텔스 전투기의 훈련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훈련사실이 북한의 레이더에 탐지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F-35B와 같은 기종의 스텔스 전투기는 북한군 레이더에 골프공 크기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북한 수뇌부를 겨냥한 훈련을 벌이자 북한은 이에 대응해 '우리 식'의 '선제적인 특수작전'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F-35B 정밀타격 훈련이 공개된 이튿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경고'에서 "미제와 괴뢰 군부 호전광들의 '특수작전' 흉계가 명백해지고 위험천만한 '선제타격' 기도까지 드러난 이상 우리 식의 선제적인 특수작전, 우리 식의 선제타격전으로 그 모든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는 우리 군대의 입장을 포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선제적인 특수작전'을 운운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유사시 북한 전쟁지도부 제거에 초점을 맞춘 한미 군 당국의 공세적 군사 태세를 '최고 존엄' 김정은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정부는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기업과 개인을 추가 제재한 사실을 공개했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1일 자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면서 "이들은 이란과 북한 시리아에 대해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 약속들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공개한 11개 기업과 개인 제재 명단에는 '시노텍 탄소-흑연 회사'를 비롯한 중국의 기업과 개인이 총 9개로 가장 많고 북한과 아랍에미리트가 각각 1개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제재는 중국에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가 적지 않다는 해석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기업과 기관을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제재를 받은 북한 기업은 생필무역회사다.
한편 이날 CNN은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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