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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의 모습. 지난달 13일 피살당한 후 김정남의 시신은 이 영안실 냉동고에 머물고 있다. [사진 = 박태인 기자] |
관련 문제에 정통한 현지 소식통은 12일 "북한 당국이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말레이 외교관을 지렛대로 이 두 명의 신분 보장과 북한으로의 귀국을 말레이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말레이와 북한이 김정남 시신 인도와 각국에 억류한 자국 시민의 안전을 논의하기 위해 3~4차례 물밑 협상을 벌였다"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오갔으며 곧 양국 간의 공식 협상이 있을 것"이라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에 억류된 주북한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9명의 조기 귀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북한은 말레이 측에 현광성과 김욱일의 귀국 보장과 김정남의 시신인도, 북한인 100여 명의 출국 금지 해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니파 하지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 장관은 김정남 피살 관련해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우리의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준비가 돼있고 북한 측 역시 대화를 원하고 있다. 수일 내 대화가 이뤄지기를 희망 한다"고 말했다.
말레이 정부로서는 북한에 억류된 인질의 안전을 외면한 채 북한측이 거부할 것이 분명한 현광성과 김욱일에 대한 직접 조사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두 용의자가 간접적으로 말레이 경찰 조사에 협조한 뒤 추방 등의 방식으로 조사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아니파 장관이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시신을 필요 이상으로 보관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결국에는 (북한) 정부든 가족이든 누군가에게 시신을 넘겨야 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보면 말레이가 시신을 북한측에 넘기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꿀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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