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결정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유커)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뚜렸한 피해 규모는 나오지 않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이주 들어 피해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인근에서 노점을 하는 한 상인은 '중국인들이 평소보다 줄었느냐'는 질문에 "아직 장사엔 큰 영향은 없지만, 확실히 평소보다 조용해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명동 노점상은 중국인 등 외국인이 없으면 장사를 못 한다고 봐야 한다"며 "중국인이 한국 여행을 취소해 발길이 끊길까봐 상인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기자가 찾은 명동거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명동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통역과 길 안내를 해주는 안내원은 "아직까지는 통계나 체감상으로도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들 역시 대부분 아직 자국 정부의 '한국 여행 금지령'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동생과 함께 한국에 처음 놀러 왔다는 20대 중국인 장모씨는 "한국으로 여행을 가면 안 된다는 중국 뉴스를 많이 보긴 했지만 피부에 와 닿는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주변을 볼 때 한국 여행을 취소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여행 후보지에서 제외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긴 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중국인은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름과 나이 밝히기를 거부한 중국인 남성은 사드 배치에 대한 생각을 묻자 "한국인들은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 진짜 모두 찬성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이번에는 왔지만 두번 다신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면세점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현지 여행사들에 '15일 이후 한국 관광상품 전면 판매 금지' 지침을 내린 상태인 만큼 서울과 제주 등 주요 관광지 면세점과 백화점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15일부터 전면 금지 조치가 실행되면 한 달 정도 뒤부터는 유커 수나 매출 감소 등의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12조2700억원 수준으로 이 중 72% 정도가 외국인 지갑에서 나왔다. 대다수가 중국인이다. 따라서 70%인 8조6000억원 정도가 중국인, 이른바 '유커(중국인 여행객)
한국행 단체 관광 상품과 에어텔 등 일부 자유여행 상품을 더해 이번 조치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율을 50%로 가정하면, 금지령이 1년 동안 이어질 경우 국내 면세점은 연 8조6000억원의 유커 매출 가운데 절반인 무려 4조3000억원을 잃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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