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에 이어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특검연장법 직권상정 불가'입장을 표명하면서 특검 수사기간 연장법안의 국회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특검연장 불발의 책임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지우고는 "현 사태에 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낀다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1일 "역대 특검도입은 모두 그 당시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인해 발동됐으니 새로운 특검법 역시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검연장법에 대해 여당인 자유한국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특검 수사기간 연장은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특검법 개정안을 여야 간사 간 합의 없이 법사위 전체회의에 올리려면 발의 후 45일의 숙려기간이 지나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법사위원장의 직권상정이 유일한 해법이었는데 이 또한 힘들어진 것이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달 28일 "우선 법사위에서 법안처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공을 소속 상임위에 넘긴 바 있다.
박지원 대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특검 기간 연장 불승인을 두고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국민의당이 탄핵당시 제안했던 '선총리교체-후탄핵'이 민주당의 반대로 인해 불발된 것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문재인 대표는 ‘선 총리를 했으면 탄핵열차가 탈선했을 것'이라며 습관성 변명을 또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문 전 대표에게 "만약 대통령이 돼서도 엉터리 판단을 하고 문제가 되면 딱 잡아떼고 변명할 것이냐, 아니면 문자폭탄으로 린치를 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또 "과거를 편한대로 기억하고 왜곡하지 말라"고 촉구하면서 "국민은 모든 것을 것을 기억하고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제발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자"며 즉각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 현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과 모든 정치인께 말씀드리고 싶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국회는 2일 본회의에서 특검법 연장을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정세균 의장이 (특검연장법) 직권상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셨으나, 특검 연장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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