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검찰 "살해 의도 갖고 범행"…용의자들 "무죄다" 혐의부인
김정남 독살 혐의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외국인 여성 용의자 2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1일 관할 세팡법원에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을 살인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기소장을 통해 이들이 지난 13일 오전 9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도피 중인 다른 용의자 4명과 함께 북한인 '김철'을 살해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가명입니다. 김정남은 피살 당시 이름이 김철로 기재된 외교 여권을 갖고 있었으며 아직 공식적으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마카오로 갈 예정이었던 김정남은 공항 출국장에서 아이샤와 흐엉에게 독극물 공격을 받은 뒤 공항 내 치료소를 거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숨졌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두 여성과 북한 국적의 리정철(46) 등 3명의 용의자를 검거했고, 보건부는 김정남의 시신에서 검출된 독극물 분석 결과 맹독성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됐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김정남 살해가 아닌 코미디 영상을 찍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해온 흐엉은 법정에서 "죄가 없다"고 살인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아이샤는 변호인을 통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두 여성 용의자가 살해 의도를 갖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들의 형량과 관련,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용의자에 대한 재판은 고등법원으로 이관돼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용의자인 리지현(33), 홍송학(34), 오종길(55), 리재남(57) 등 북한 국적자 4명은 범행 직후 평양으로 도피했습니다.
경찰이 이번 사건으로 연루자로 지목한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은 북한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번 주중 리정철을 살인혐의로 추가로 기소할 계획입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현광성 등 다른 용의자에 대해서는
그러나 북한의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달 28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김정남 시신 인계와 리정철 석방을 말레이시아 정부에 요구, 김정남 사건의 처리를 놓고 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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