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논란` 안희정 "마음 다치신 분 너무 많아…죄송"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선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1일 "마음 다치고 아파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그 점은 아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차 혁명과 미래인재'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를 대하는 저의 태도는 어떤 분의 말씀도 액면가로 선의로 받아들여야 대화도 문제 해결도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라면서도 "최근 국정농단 사건에 이르는 박근혜 대통령의 예까지 간 것은 아무래도 많은 국민께 다 이해를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런 점에서 제 예가 적절치 못했다"는 말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안 지사는 자신의 발언에 '분노가 없다'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발언에 대해선 적극 반박했다. '불의에 대해 분노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안 지사는 "물론이다"고 답하면서도 "저는 분노라는 요소를 제가 적극적으로 표출하기보다는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최고 책임자로서 대한민국의 모든 갈등을 해결하려는 사람이다. 그런 입장에서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이해와 대화로 문제를 풀고자 하는 자세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과는 '선의 발언'을 놓고 야권 주자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지지자들 반발이 예상되면서 논란을 조속히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도·보수층을 겨냥해 외연 확장 행보를 이어온 안 지사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점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분노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지사 말에는 분노가 담겨있지 않고 빠져있다"며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며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 방송에서 "우리가 하나의 팀이고 국민에게 부여받은 의무는 '구태 세력과 결별하고 새로운 나라 건설'이다. 나라를 이렇게 만든 세력들과의 관계를 분명하게 해주시면 우리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지사는 20일 오후 캠프 사무실을 찾은 자리에서 "분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저한테 버릇이 돼있다. 광화문 광장에 앉아있을 땐 나도 열받지만 지도자로서의 분노라고 하는 것은 그 단어 하나만 써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바람이 나느냐"며 "정말 새로운 정치를 하고 싶다. 내가 모셨던 그분이 떨어져 죽고 나서 들었던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