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독살과 관련해 강철 북한 대사를 초치하고, 강 대사는 말레이시아 경찰의 발표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양국간 외교 갈등이 폭발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20일 대사관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사건 발생후 7일이 지났지만 정확한 사인및 증거도 없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믿을수없다"고 주장했다. 강 대사는 이어 "수사의 다른 배후가 있다고 밖에 볼수없다”고 말했다.
앞서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이날 북한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김정남 독살 이후 북한을 향해 외교적 초강수를 뒀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평양 주재 대사와 협의를 위해 쿠알라룸푸르로 소환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강철 북한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사는 대사관 차량을 타고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강 대사가 김정남 사건과 관련해 지난 17일 밤 취재진 앞에서 기습 기자회견을 열어 말레이 정부를 강하게 비난한 것에 반발해 초치한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말레이 정부는 강 대사의 비판이 '근거 없다'고 본다"며 "말레이시아는 정부의 명예를 해하려는 근거 없는 시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와 관련 강 대사는 지난 17일 밤 기자들 앞에서 발표한 긴급성명을 통해 "말레이가 시신 인도 요청을 거절했다"며 "이는 말레이시아 측이 무엇인가를 숨기고 우리를 속이려는 것이며, 우리를 해하려는 적대 세력과 결탁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북한도 지난주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김정남의 시신 부검 결과가 이르면 오는 22일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 = 박태인 기자 /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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