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이 연일 김정남 피살 사건 보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3대 세습 독재국가라는 특수성과 암살 대상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이라는 사실 때문인데요.
뉴스추적, 정치부 추성남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추 기자! 김정남은 한때 김정일의 유력한 후계자였는데, 결국 타국을 떠도는 풍운아로 살다가 암살당했네요.
【 대답 】
어쩌면 김정남은 태어날 때부터 풍운아가 될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정남은 1971년 김정일과 첫째 부인인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나 김정일의 큰 사랑을 받았다고 알려졌습니다.
김정일이 직접 오줌을 받았고, 생일 때마다 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11억 5천만 원어치의 장난감을 사줬다고 합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사진은 1981년, 김정남이 만 10살 때 김정일과 함께 찍은 사진인데, 부자가 똑 닮았죠?
그런데 성혜림이 김정일을 만날 당시 유부녀였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성혜림은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고, 영화를 좋아한 김정일의 눈에 띄어 남편과 딸이 있었지만, 강제로 이혼을 했던 겁니다
김일성은 이런 성헤림을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았고, 1974년 어린 김정남을 언니에게 맡기고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습니다.
만약 성혜림이 유부녀가 아니었다면 김정남의 인생은 달라졌을 수도 있었겠죠.
【 질문 2 】
김정남은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비판할 만큼 성격이 굉장히 자유분방했다면서요?
【 대답 】
어릴 적 김정남의 사진을 몇 장 보여드리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사진은 8살 때 외사촌과 함께 찍은 건데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죠.
바로 옆에는 김정남의 외사촌 누나입니다. 이름은 이남옥인데요.
생모 성혜림의 언니인 성혜랑의 딸입니다.
9살 때 해수욕장에서 찍은 사진에는 멜빵을 한 김정남이 수줍은 미소를 띠고 있습니다.
뒷줄에 보이는 사람들은 이모 성혜랑과 외할머니, 조금전에 설명해 드린 외사촌 누나입니다.
수상스키를 타는 이 사진은 김정남이 청소년이 된 19살 때인데요.
선글라스를 끼고 목에는 밀짚모자를 걸었는데, 뱃살이 조금 접힌 걸로 봐서는 이때부터 살이 좀 찌기 시작한 것 같네요.
이 사진은 김정남이 성인이 된 21살 때 모습입니다.
사냥 중에 찍은 걸로 보이는데, 역시 환한 얼굴로 외사촌 누나와 함께 있네요.
성장기 모습의 사진만 보면 4살 때 엄마와 헤어져 자란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 질문 3 】
추 기자! 그렇다면, 김정남은 생모인 성혜림을 잊고 살았나요?
효심이 깊었다는 얘기도 들리던데요.
【 대답 】
김정남이 20대 시절 성혜림의 건강을 염려하는 효자였다고 합니다.
주로 북한 소식을 전하는 한 매체가 김정남이 투병 중이던 성혜림을 보러 종종 평양에서 러시아 모스크바에 들렀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매체는 "김정남의 첫인상은 순박했고, 어머니의 건강을 염려하는 효심 깊은 청년"이라며 김정남을 만난 한 대학교수의 말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또, 2001년 가을에 김정남과 이 대학교수가 다시 만났는데, 수심 가득한 얼굴로 담배를 피우며 생모가 곧 암으로 사망할 것이라며 속내를 털어놨다고도 밝혔습니다.
성혜림은 이듬해인 2002년 5월 숨졌고, 그 이후로도 김정남은 모스크바 한인타운에 가끔 나타났다고 하는데, 아마도 어머니의 묘소를 찾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김정남을 잘 아는 지인들은 만약 김정은이 아닌 김정남이 김정일의 권력을 이어받았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았을 것이란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현재 북한은 김정남의 시신을 달라며 말레이시아 정부를 압박하며 떼를 쓰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만큼, 김정남 암살의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지길 바랍니다.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