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기구한 삶을 산 성혜림의 단짝 친구가 탈북해 지금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성혜림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김영순씨인데요.
성씨와 친했다는 이유로 수용소 생활까지 했던 김씨를 오지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김씨는 친구인 성혜림씨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 기자 】
성혜림의 고등학교 동창인 김영순 씨는 지난 14일 뜬 눈으로 꼬박 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영순 / 성혜림 고교 동창
- "어머나 정남이가 죽다니. 너무 가슴이 아픈 거야. 그날 밤새웠어. 눈물이 저절로 생긴 거야. 혜림이 생각나서."
여든이 다 된 김 씨는 마치 어젯일처럼 해맑은 표정으로 14살 성혜림을 소개합니다.
▶ 인터뷰 : 김영순 / 성혜림 고교 동창
- "웃으면 요렇게 보조개가 들어가고 눈이 꼬리 눈이 되고 사각턱이지만 귀여운 혜림이. "
성혜림은 졸업 뒤, 또 유부녀가 되서도 김 씨와 사이가 돈독했고, 그러다보니 김정일과의 혼인 사실도 귀띔해줬습니다.
▶ 인터뷰 : 김영순 / 성혜림 고교 동창
- "남편 있는데 갑자기 5호댁(김일성 일가) 간다니깐 나는 깜짝 놀랐어요. 이상하다…."
하지만, 그게 발단이었습니다.
김 씨는 김정일 사생활을 안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끌려갔습니다.
▶ 인터뷰 : 김영순 / 성혜림 고교 동창
- "그렇게 9년을 살았어. 그런 (원망)거 할 새도 없어. 성혜림 때문에 요덕 간 거 나와서까지 몰랐어."
이후 2001년 탈북한 김 씨는 갑작스런 김정남 암살 소식에 고인이 된 친구를 눈물로 기렸습니다.
▶ 인터뷰 : 김영순 / 성혜림 고교 동창
- "나보다도 못한 인생을 살았구나. 네 덕분에 나는 요덕에 갔지만, 오늘의 대한민국 와서 멋지게 살고 있는데…."
MBN뉴스 오지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