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주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지율 20%에 육박하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안 지사 상승세가 계속돼 지지율 25% 수준에 이르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결과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16일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율에 따르면 안 지사는 지지율 19.3%를 기록하며 지난 주 대비 2.6%p 상승한 지지율로 2위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지지율 32.7%로 지난 주보다 0.2%p 떨어지기는 했지만 2위 안 지사와 10%p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7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지율 16.5%로 3위에 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지율 8.6%로 4위에 올랐고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각각 7.0%, 3.9% 지지율로 5, 6위에 올랐다.
13~15일 이틀간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515명을 대상(95% 신뢰수준·표본오차 ±2.5%p)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대 변수는 민주당 경선인단 규모가 될 전망이다. 당내 조직력에서 문 전 대표가 안 지사보다 우세하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경선인단 규모가 커질수록 안 지사에게 승산이 있다. 민주당 내에서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16일 "150만명을 넘으면 결과를 쉽게 알 수 없다"며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결선투표에 간다고 가정을 할 때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자들의 표가 안 지사에게 가기는 쉽지 않다. 안 지사가 밖에서 팔짱만 끼면서 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수 있도록 불을 붙이느냐 안 붙이느냐 싸움"이라고 내다봤다.
경선인단 모집 과정에서 '역선택' 역시 변수다. 대선 투표권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완전국민경선'을 채택한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민주당 선거인단 참여를 독려하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공지가 15일 온라인 상에서 퍼진 것이 이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언론지원단장을 맡은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거대한 참여물결에 역선택은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선거인단 100만, 200만, 300만이 되면 일부 악의적인 역선택은 자연스럽게 정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보수적 지역의 어르신까지 민주당 국민경선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우리가 바라는 국민통합의
지지율 상승세를 기록 중인 안 지사는 16일 캠프 후원회장 15명 명단을 발표하며 대선 행보 속도를 더욱 높였다. 1호 후원회장은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맡았고, 샘리 전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아시아총괄대표 등이 공동후원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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