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권을 비판할 때 늘 등장하는 말이 거물급 정치인을 중심으로 정당이 '헤쳐 모여'를 반복하고 굵직한 악재가 터지면 정당명을 바꾼다는 것이다. 새누리당도 당명 변경 절차에 들어가면서 우리나라 원내 정당 가운데 가장 오래 당명을 유지한 정당은 '정의당'이 됐다. 그런데 정의당이라는 당명도 2013년 7월부터 사용됐기 때문에 3년 반 정도의 역사에 그친다.
정당명과 관계 없이 현재까지 가장 오래 존속한 정당은 지난 1997년 11월에 창당한 새누리당이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의 변경을 단순 당명 변경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현재 등록된 정당 중 유일하게 1990년대에 탄생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 민주당이 1823년 창당으로 역사가 200년에 육박한다. 영국의 보수당은 1834년, 미국 공화당은 1854년에 창당했다. 일본의 자유민주당도 1955년 설립돼 6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짧은 생애를 마친 정당은 어디일까.
몇개월짜리 선거용 정당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선거를 위해서 정당을 설립했다가 선거가 끝나면서 자동 해산된 경우다. 대표적으로 21세기한독당의 경우 15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1996년 3월 25일 정당 등록을 했다. 하지만 이 정당은 전국 지역구 득표가 0.0086%에 그쳐 총선 다음날인 4월 12일 등록 취소됐다. 보름이 약간 넘게 존속한 것이다. 이는 과거 우리나라 정당법에 선거에서 2% 이상의 득표를 얻지 못하면 자동 해산되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법 조항은 2014년 1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받아 사라졌다.
4일간 존재했던 정당도 있었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권 제1당이었던 민주당은 친노계와 한국노총, 시민사회 등을 통합해 민주통합당을 창당했다. 당시 친노계열이 주축이었던 '혁신과 통합'은 창당준비위원회 형태로 민주당과 합당하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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