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미국 하버드대 종신교수 직을 받아들여 한국을 떠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반 전 총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0일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가 운영하는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자신이 유학했던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인 케네디스쿨에서 종신교수로 이번 가을학기부터 강의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의 직책은 'DISTINGUISHED SERVICE PROFESSOR'로 공직을 비롯한 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남긴 인물들에게 제공되는 종신교수직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이달 초 뉴욕에 있는 자신의 측근에 이주 준비를 부탁했으며 5~6월께 떠날 예정이다.
하지만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반 전 총장을 보좌하고 있는 측근 인사는 10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총장님이 하버드대 측에서 교수직을 제안받은 것을 사실이다”면서도 “다만 아직 결심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반 전 총장의 미국행이 확정될 경우 또다시 '기름장어'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전 국가적 지원으로 유엔사무총장에 오른 그가 자신의 공적 자산을 활용해 외국 대학에서 종신교수를 하며 여생을 보낼 경우 사실상 대선에 나섰던 공인으로서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지적이 적지 않기때문이다.
지난 1일 불출마 선언 당시 반 전 총장은 "그동안 제가 이루고자 했던 꿈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저도 10년 동안의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방법이든 헌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미 언론가 안씨는 "대선 출마를 위해 한국에 가면서도 한 다리 걸쳐둔 듯하다. 검증파도를 못 넘자 다시 하버드 제의를 받아들였다"며 '양다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전 총장 캠프 관계자들은 대선 불출마 이후 반 전 총장과 만나 "절대 외국으로 나가서 도피하듯 사시면 안된다. 국내에 남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자산을 나라를 위해 쓰셔야 한다."고 간곡한 부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측근들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였던 반 전 총장이 또다시 독단적인 회피성 결정을 하게 된다면 최측근들마저 등을 들릴 가능성이 크다. 캠프에 몸담았던 한 측근은 "페이크 뉴스로 믿고 싶다. 사실이라면 반 전 총장을 믿고 따랐던 나를
현재 반 전 총장은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케냐사무소에서 근무 중인 차녀 현희씨와 유엔 케냐 사무소 상주 조정관으로 재직 중인 사위 싯다르트 채터지씨를 만나기 위해 케냐로 출국한 상태다.
[전범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