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20%에 육박하면서 안 지사 측에서는 '20(지지율)-20(민주당 내 안지사 지지 의원수) 클럽'을 달성 시 충분히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내 경선에서 문 전 대표에 비해 열세지만 지지기반이 넓다는 점을 적극 어필한다면 '문재인 대세론'을 깰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에 비해 보수층 흡수에 강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7일부터 9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3.1%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를 보면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을 띄는 50대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은 27%,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22%로 나타났다.
또한 바른정당 지지자들 중 29%는 안지사를 지지했다. 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33%)에 이어 2위로, 문 전 대표(11%)보다 보수층을 더 많이 흡수한 것이다. 국민의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24%는 안 지사를 지지하고, 11%는 문 전 대표를 지지했다. 민주당 완전국민경선이 민주당원 뿐만 아니라 신청만 하면 누구나 투표를 할 수 있는 만큼 안 지사의 확장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 지사를 돕고 있는 민주당 한 의원은 10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가팔라 지지율이 20%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자신한다"며 "여기에 지지 의원 수가 20명이 넘어 '20-20'클럽만 달성하면 당내 경선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 지사 측에 우호적이 민주당 내 386 의원들이 가세하면 충분한 세몰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안 지사의 파죽지세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비문계로 분류되는 중진급인 김종인·이종걸·박영선 의원 등의 행보를 두고도 이런저런 얘기가 오갔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오늘 아침 의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다들 안 지사의 상승세 얘기만 하더라"고 전했다. 5선의 이종걸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특정 후보 캠프에 합류할 의사는 없느냐"는 질문에 "내가 어느 캠프 가서 뭘 맡고 이럴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는데 역할할 게 있으면 이심전심으로 도울 순 있지 않겠냐"고 했다. 이날 이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지사가 대연정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뉴 노무현'을 주창하고 나오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 전 대표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지사가 대권을 향해서 하는 행동을 보면 합리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며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분에 대해 내가 조언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민주당 소속인 사람이 국민의당을 어떻게 가겠나"라며 선을 그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은 지난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4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만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약 10주 가까이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주 대비 2%포인트 소폭 상승해 13%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합류한 국민의당도 2%포인트 상승해 12%의 지지율로 새누리당을 바짝 뒤쫓고 있다.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은 79%로 나타났고, 황 권한대행이 직무를 잘 하고 있다는 의견은 40%, 잘 못하고 있다는 49%로 나타났다.
[오수현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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