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지지율 답보상태에 들어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전세 역전을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반 전 총장은 이번주 진행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기문표 정책과 정치비전을 구체화하고, 정치적 행보에 대한 결단을 내린다는 생각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1일 강원 평창 방문 일정을 폭설로 중단했고, 22일은 공식일정을 아예 잡지 않았다. 반기문 캠프에서도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반 전 총장의 몫이다.
반 전 총장 앞에 놓인 선택지는 바른정당·국민의당 입당, 반기문 중심의 신당 창당, 나홀로 독자행보 등 3가지로 압축된다.
바른정당 입당을 위해선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당 핵심인사들과의 교감이 선결조건이다. 반 전 총장에게 각을 세우며 대권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과 경선을 통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려면 김무성 의원과 당 지도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실제 김무성·정병국·주호영 등 바른정당 중진 의원들은 반 전 총장 측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이 당장 국민의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가장 파괴력 높은 카드임을 부인하긴 어렵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머물면서 "양자대결에서 안철수는 문재인을 이길 수 있지만, 반기문으론 어렵다"는 국민의당 내 자강론(自强論)이 비등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민주당 후보가 1위 독주를 이어갈 경우, 반 전 총장과 안철수 전 민주당 대표가 '신(新) DJP 연합'을 결성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하다. 이념적으로는 좌우, 지역적으로는 충청·호남·PK(부산경남)을 묶을 수 있는 빅텐트가 쳐지기 때문이다.
최근 반기문 캠프내에서는 "지금 반 총장 지지율과 비교할 만한 당이 있냐"며 기존 정당 입당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이 깃발을 꽂고 당을 만들어도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이상의 당을 꾸릴 수 있는데, 굳이 머리를 숙이고 기존 정당에 들어갈 필요가 있냐는 얘기다. 입당 이후에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중도 빅텐트' 계획에도 무리가 따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 전 총장과 함께 움직일 충청·수도권의 새누리당 추가탈당파와 민주당 내 반문(反文) 세력을 규합하면 현역의원 30명 가까운 신당 출현도 가능하다는 게 반기문 캠프 측 판단이다. 특히 반 전 총장 측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과 함께 창당할 경우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번 설 연휴 기간 고향에 머무를 계획이다. 김종인·손학규·안철수·김무성 등 주요 정치인들과의 만남은 설 연휴 직전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반 전 총장은 25일 예정된 관훈클럽 토론회 등에서 보여줄 정책비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안보·국방 분야에선 단호한 보수적 메시지를 보내고, 경제복지 분야에선 청년고용을 중심으로 포용적 성장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반 전 총장 동생인 반기상 씨에 대한 미국검찰의 체포 요청에 대해 반 캠프 측에서는 "친인척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아는바는 없으나, 보도된 대로 한미 법무당국간에 협의가 이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수신제가' 후 '치국평천하'하라는 옛 선인의 충고를 되새기기 바란다"는 공식논평을 통해 일침을 가했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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